あらすじ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역시 그곳, 야만의 세계.빚에 팔려 자이텍 트레이드 주진헌 이사 밑에서 인간이길 포기하며 감정을 죽이고 일한 지 3년 만에, 진헌에게서 그의 사촌 동생이자 자이텍 코퍼레이션 사장인 주강현을 비서로서 보필하라는 명을 받은 기진. 다소 놀랍고 의문점이 가득한 지시이긴 했으나 진헌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노숙자 같은 모습을 하고 경마에만 빠져 지내는 강현에게 맞춰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다 그녀는 어느 순간, 강현을 통해 주진헌이 만들어 놓은 우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낯설고 불안한 희망을 보게 되는데….▷잠깐 맛보기“네가 옆에 있으면 배가 고파지는 것 같군.”“좋은 현상인 것 같습니다. 사장님은 너무 마르셨으니까요.”“다시 벗어 볼까? 그래도 골격은 큰 편이야. 어제 봤을 텐데.”그가 눈을 찡긋거리자 기진의 얼굴이 애매하게 일그러진다. 기진은 레몬을 억지로 한 입 베어 문 듯한 얼굴로 또박또박 대답했다.“못 봤습니다. 밤눈이 어두워서요. 아침은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알아서 골라, 아무거나 좋으니까. 그리고 다음에는 그런 식으로 도망치지 말라고. 예의가 아니잖아. 밤을 같이 보냈으면 아침까지 옆자리를 데워 줘야지. 나는 아직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나이거든.”“그런 예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밤을 같이 보냈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고, 무엇보다 다음은 없을 거니까요.”“내가 만들 건데, 다음.”강현은 핸들 위에 올린 손가락을 까닥이며 느른하게 말했다.“기억력이 나쁜 것 같지 않은데 그새 잊어버렸나? 너한테 이성으로서의 관심이 생겼다고 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