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유<br>태어난 건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생의 매듭만큼은 내가 짓고 싶었다.<br>선명한 빛으로 가득한 내 인생이 검은색으로 바뀌기 전에.<br>그도 그럴 것이 유의 인생에는 사랑과 우정, 희망이 아닌 생존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br>애정을 학대로 대신한 어머니 탓이었을까.<br>가족이 아닌 다른 것에 매혹된 아버지 탓이었을까.<br>따뜻한 가정에서 내쳐진 유에게는 잔혹한 현실만 있었고, 그 현실과 맞서 싸운 대가는 처절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죽음 뒤에 찾아올 안식이 더 기다려졌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남자가 있었다.<br><br>살아야 한다.<br>그 남자가 유에게 원한 건 이것 하나뿐이었다.<br>유가 그를 만난 건, 자유를 얻은 날이었다. 싱그러운 향기를 가득 머금은 그를 마주 안고 유는 간절히 빌었다. 살아가는 데 이유가 없다면, 죽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기를. 그 이유가 이 남자가 되지 않기를.<br><br>***<br><br>‘태어난 게 내 선택이 아니었다면 그 반대는 내가 선택할 거야.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면 그 굴레를 내가 부숴버리겠어.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다시 태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오늘 내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br>유는 깨진 유리컵을 들어 올렸다. 손바닥의 살갗을 파고든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시리도록 섬뜩했다. 제 손에 흐르는 선명한 붉은 피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br>‘……소원 하나만 들어줘. 제발 한 번에 죽도록 도와줘. 나를 죽여줘. 이러려고 지금까지 버텨온 게 아니야. 이러려고 지금까지 악착같이 살아온 게 아니야!’<br><br>***<br><br>왜 이렇게 유의 삶은 고단하기만 한 겁니까.<br>왜 유에게는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겁니까.<br>왜 유에게는 단 하나의 행운도 주어지지 않은 것입니까.<br>왜 유에게 남다른 책임감을 주신 겁니까.<br>왜 유에게 욕심이라는 걸 주지 않으신 겁니까.<br>왜 유에게 사랑이라는 걸 전하려 할 때마다 그게 화살이 되어 박히는 겁니까.<br>이 모든 이유가 나 때문이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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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toon
Bomtoon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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