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왜 보자고 한 거야? 광고로는 부족한 거야?”
“내가 광고를 바라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말하네요?”
“훗. 우리가 아무리 가벼운 사이였어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이 도망쳤다 돌아와서 부탁이 있다며 다리부터 벌린 건 다 그걸 바라고 그런 거 아니야?”
은막의 여신, 정예린.
처음부터 어떤 약속도, 구속도 없이 만난 사이였기에
사랑이라고 차마 부를 수 없는, 욕망이 전부였던 관계였기에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의 곁을.
그러나 4년 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위해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 예린은,
욕망밖에 남지 않는 관계 속에서 또다시 이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세련 그룹 경영기획실 사장 서승준.
그저 스쳐 가는 여자 중 한 명일 뿐
어떤 감정적 교류도 없었기에
그녀가 말없이 떠났을 때에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4년 후,
다시 돌아온 그녀를 보는 순간
욕망에 가려져 있던 그녀에 대한 감정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여배우와 대기업 사장의 만남.
뻔한 스토리와 악성 루머 속에서
두 사람은 진실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무슨 죄를 지었길래 말도 없이 사라져서 4년이나 숨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기어 나오려니 돈이 궁했겠지. 최고의 여배우로 칭송 받아도 아무런 활동 없이 지내다 보면 몸값 떨어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그걸 아니까 복귀도 돈 안 되는 단막극 조연으로 했겠지.”
“당신이 뭘 안다고 말을 함부로 해!”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예린이 목소리를 키웠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그의 코웃음이었다.
“이제 와서 자존심 세우지 마. 몸을 한두 번 섞은 사이도 아닌데, 그 정도는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 너도 그걸 알고 나를 찾아온 거잖아.”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그가 한 걸음 더 다가서자 예린은 비틀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지만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노려보았다.
“돈 앞에서 고고한 척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기웃거리려니 자존심이 상했겠지. 어차피 몸으로 돈을 벌 바에야 몇 달 몸을 섞어 본 내가 쉬웠을 거잖아. 어디 그뿐이야? 이혼남이니 거리낄 것도 없잖아. 어차피 우리는 섹스 파트너였는데,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지.”
그의 비아냥거림에 예린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런 통보 없이 헤어진 것 때문이라기엔 그의 분노 수위가 너무도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예준에 대해 알리는 건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한때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한 그에게 입에 담기도 힘든 비난과 멸시를 당하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갈게요.”
돌아서려는 그녀의 팔을 그가 아프게 붙잡았다. 잡은 팔을 제 쪽으로 우악스럽게 잡아당기며 그가 고함을 질렀다.
“어딜 가겠다는 거야!”
“당신이랑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그녀를 향해 그가 조소를 지었다.
“그래. 우리는 말보다는 몸이 가깝지.”
“뭐, 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