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단후 (39) 한국핵융합연구소 연구원 1년만 있으면, 아니 정확히 말하면 7개월하고도 3일이 지나면 마흔이 되는 불혹남이 될 운명 하지만 그는 아직도 미혼이다. 철저한 관리로 인해 돈을 처바르고 탄생한 동안 피부를 절대적 매력으로 꼽으며 독거노인으로 늙어 가는 자신의 처지도 모르고 아직도 이상형으로 바비 인형을 부르짖는 철없는 남자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막 걷기 시작한 둘째 조카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걸 보니 결혼보다는 일단 아빠가 되는 게 목표인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장 밖에서 자신의 집에 마당에 심어져 있는 앵두를 태연하게 따서 먹는 여자를 발견했다. 아무리 대놓고 쳐다봐도 무아지경의 상태로 먹기만 하는 여자가 단후는 신기했다. 그래서 놀리듯 한마디 했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신발 한 짝을 남기고는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오호, 이거 재미있겠는데? 따분한 그의 인생에 즐거움이 하나 생겼다. 김혜혜 (33) 한국주가(酒家) 연구소 연구원 이름 때문에 서른 살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놀림을 받는 신세였다. 공부라도 많이 하면 놀림을 덜 받을까 싶어 보육원 출신이라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심히 대학원까지 다녔다. 하지만 그래도 이름 때문에 놀림 받는 건 첫 대면을 할 때면 여전했다. 어렵게 취직을 한 후 열심히 연구만 할 거라 생각했는데 연구보다는 샘플 테스트용 술을 마시는 날이 더 많았다. 그리고 그 마신 나날들만큼 술도 잘 마셨다. 그래서 경력을 쌓은 만큼 알코올 분해 능력도 비례해서 늘어났다. 그리고 그녀가 술 연구에 더욱 매진할수록 남자들과는 멀어져 갔다. 남자들이여 사요나라, 바이 짜이지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남의 집 담장 밖으로 탐스럽게 열려서 흐드러지게 뻗어 있던 앵두를 보고는 몇 알 따서 입에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련은 시작되었다. 나는 도둑이 아니라고요! [본문 중에서] 앵두가 흐드러지게 열려 있는 집은 담장이 무척 낮은 집이었다. 그래서 키가 별로 크지 않은 그녀임에도 가슴 언저리쯤 밖에 오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정말 없었다. 그저 탱글탱글하고 달콤해 보이는 앵두에 홀린 혜혜는 처음에는 그냥 구경만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바라만 보았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 안에 군침이 돌았다. 시간도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주인의 시각을 통한 먹을 거라는 신호가 뇌로 들어가자마자 혜혜의 배 속은 전쟁이었다. 그래서 잠시 후 혜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인기척을 살폈다. 그러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한 알을 땄다. 설마 한두 알쯤 따 먹는 거 가지고 신고하지는 않겠지? 혜혜는 조심스럽게 한 알을 따서 대충 옷에 쓱 닦아 낸 후 입에 넣었다. 음, 역시 달콤해. 새콤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달콤함이 더 컸다. 여름이 짙어지는 계절이다 보니 그만큼 달콤함도 익어 갔다. 하지만 한 알만 따 먹는다는 게 이제는 두 알 세 알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 알을 더 따서 먹고 있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스쳤다. 그래, 앵두주를 만들어 보는 거야! 요즘 한참 신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 터라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과실주로 가득했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시중에는 이미 많은 과실주가 존재했다. 하지만 앵두주는 없었다. 아직까지 앵두주가 시장에 없는 이유가 분명 있겠지만 그래도 시장 가능성과 제품 개발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혜혜는 생각을 하며 집중하느라 자신의 손이 계속 앵두를 따서 입에 넣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녀의 귓가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앵두 도둑?” 혜혜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자신의 바로 앞 담장 너머로 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 혜혜는 너무 놀란 나머지 변명할 새도 없이 씨를 그의 얼굴에 뱉었다. 헉!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스피드! 혜혜는 그대로 튐을 강행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덜렁댔다. 도망치다가 오늘 신었던 12cm 웨지힐이 한쪽 벗겨져 버렸다. 역시 벽돌 하나 올라타고 뛰는 건 무리였다. 오랜만에 즐겼던 윗 공기는 24시간도 못 되어 유효 기간이 끝이 나버렸다. 이런! 내가 왜 요즘 안 넘어지나 했다. 도망치는 도중에 넘어지기까지 한 혜혜는 넘어지자마자 0.1초 내로 일어나는 놀라움을 보여주었다. 혜혜가 일어나 도망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신발 한 짝이 아직 거기에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신발은 주워 가야 했다. 하지만 신발을 주우러 가기엔 이미 늦었다. 그녀가 굼뜬 것과 반대로 그 남자는 민첩했다. 앵두 주인인 것으로 보이는 남자가 어느새 대문 밖으로 나와 그녀의 신발을 주워 손가락에 걸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앵두 도둑은 신데렐라였네?” [미리보기] 앵두와 신데렐라 여름날답게 해가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폭염이 계속되었다. 지난주부터 계속 야근이어서 혜혜는 늘 해가 진 이후에나 퇴근을 했다. 그래서 혜혜는 오늘 퇴근길에도 여전히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잠시 시간 개념을 다듬었다. “여름이라서 그런지 저녁 7시라고 해도 꼭 아침 7시 같네.” 야근이 없는 오늘 혜혜는 오랜만에 동료들과 한잔하고 싶어서 퇴근하기 전 슬쩍 말을 꺼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된 샘플 테스트 때문에 술이라면 지긋지긋하다면서 다들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혜혜는 친구들 중 솔로거나 돌솔 또는 돌싱인 친구들을 불러내려 카톡을 보냈다. [오늘 게릴라 어때? 나 소맥이 필요해.] 혜혜는 나이가 늘어갈수록 주량도 늘어갔다. 그래서인지 일 때문에 마신 술 배와 자신이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술 배는 따로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도 알코올을 찾았다. 하지만 다들 바쁜지 한참을 기다려도 요즈음의 그녀처럼 대화창에 속한 멤버들의 숫자 그대로만이 쓸쓸하게 사라지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됐다. 나 혼자 마시지 뭐.” 어차피 어젯밤 퇴근길에 사 온 맥주도 있겠다, 요즘 완전 매력에 빠져든 육포도 배달 됐겠다, 혼자 먹어도 충분한 밤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혼자 마시려는 술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혜혜는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한숨을 한 번 푹 쉬며 기다리는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집을 향해 타박타박 걸어갔다. 그렇게 힘없이 넋 놓고 걷던 중 혜혜는 자신의 집으로 가는 길에서 남의 집 담장 밖으로 탐스럽게 열려서 흐드러지게 뻗어 있던 앵두나무를 보았다. “어? 앵두나무가 여기 있었던가?” 혜혜는 늘 바쁘게 지나치는 바람에 동네에 앵두나무가 있는 집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탐스럽게 열려 있는 모습이 예쁘게 저무는 햇살에 반짝였다. 그 반짝임은 혜혜를 앵두나무 쪽으로 걸음을 옮겨 놓았다. 혜혜는 그 앵두나무 앞에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탱글탱글해 잘 영근 앵두를 바라보던 혜혜는 그러다 보육원 뒷마당에 있던 큰 앵두나무가 떠올랐다. “우리 집에도 앵두나무 있었는데.” 보육원이 혜혜에게는 집이었다. 그래서 늘 입에 붙은 말이 우리 집이었다. 보육원을 다시 확장 증축하면서 보육원 뒷마당에 있던 앵두나무를 다른 곳에 이사를 시키는 바람에 앵두나무는 그 길로 영영 안녕이었다. 원장님이랑 앵두주와 앵두잼을 만드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앵두를 따던 기억이 지금 혜혜가 짓고 있는 미소처럼 희미하게 떠올랐다. 앵두가 흐드러지게 열려 있는 집은 담장이 무척 낮은 집이었다. 그래서 키가 별로 크지 않은 그녀임에도 가슴 언저리쯤 밖에 오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정말 없었다. 그저 탱글탱글하고 달콤해 보이는 앵두에 홀린 혜혜는 처음에는 그냥 구경만 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바라만 보았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 안에 군침이 돌았다. 시간도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서 그런지 주인의 시각을 통한 먹을 거라는 신호가 뇌로 들어가자마자 혜혜의 배 속은 전쟁이었다. 그래서 잠시 후 혜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인기척을 살폈다. 그러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한 알을 땄다. 설마 한두 알쯤 따 먹는 거 가지고 신고하지는 않겠지? 혜혜는 조심스럽게 한 알을 따서 대충 옷에 쓱 닦아 낸 후 입에 넣었다. 음, 역시 달콤해. 새콤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달콤함이 더 컸다. 여름이 짙어지는 계절이다 보니 그만큼 달콤함도 익어 갔다. 하지만 한 알만 따 먹는다는 게 이제는 두 알 세 알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 알을 더 따서 먹고 있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스쳤다. 그래, 앵두주를 만들어 보는 거야! 요즘 한참 신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 터라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갖 과실주로 가득했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시중에는 이미 많은 과실주가 존재했다. 하지만 앵두주는 없었다. 아직까지 앵두주가 시장에 없는 이유가 분명 있겠지만 그래도 시장 가능성과 제품 개발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혜혜는 생각을 하며 집중하느라 자신의 손이 계속 앵두를 따서 입에 넣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녀의 귓가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앵두 도둑?” 혜혜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자신의 바로 앞 담장 너머로 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 혜혜는 너무 놀란 나머지 변명할 새도 없이 씨를 그의 얼굴에 뱉었다. 헉!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스피드! 혜혜는 그대로 튐을 강행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덜렁댔다. 도망치다가 오늘 신었던 12cm 웨지힐이 한쪽 벗겨져 버렸다. 역시 벽돌 하나 올라타고 뛰는 건 무리였다. 오랜만에 즐겼던 윗 공기는 24시간도 못 되어 유효 기간이 끝이 나버렸다. 이런! 내가 왜 요즘 안 넘어지나 했다. 도망치는 도중에 넘어지기까지 한 혜혜는 넘어지자마자 0.1초 내로 일어나는 놀라움을 보여주었다. 혜혜가 일어나 도망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신발 한 짝이 아직 거기에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신발은 주워 가야 했다. 하지만 신발을 주우러 가기엔 이미 늦었다. 그녀가 굼뜬 것과 반대로 그 남자는 민첩했다. 앵두 주인인 것으로 보이는 남자가 어느새 대문 밖으로 나와 그녀의 신발을 주워 손가락에 걸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앵두 도둑은 신데렐라였네?” 신데렐라도 12cm 웨지힐을 신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나름 스피드를 냈던 육상 꿈나무 소질이 넘쳐났던 소녀였다. 그 유리 구두를 신고 무도회장의 내리막 계단을 가속도가 붙은 속도로 달리는 건 웬만한 육상 소녀가 아니고서는 가능하지 않는 고난도의 기술이었다. 그런 육상 소녀도 아니고, 더더욱 신데렐라도 아니었지만 혜혜는 해내고 말았다. 쪽팔림이라는 건 참 사람을 초인적인 힘을 선물해 주고는 했다. 오늘 같은 경우 그녀는 생전 처음 달리기에서 스피드라는 것을 내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혜혜는 몇 미터 뛰어가다가 헥헥거리며 길거리에서 퍼져 버렸다. 그 와중에도 혜혜는 순식간에 벗고 뛴 신발 한 짝을 가슴에 꼭 쥐고 있었다. “이게 무슨 난리야. 쪽팔리게.” 십 대의 신데렐라도 버거워 하는 뜀박질을 삼십 대인 그녀가 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그녀는 도중에 저질 체력으로 인해 뛰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왠지 불안함에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숨을 고른 후 다시 스피드를 내어 뛰었다. 그래서 혜혜는 평소보다 몇 배나 빠른 시간 안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흡 곤란에 가까운 숨을 쉬며 혜혜는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다. 누가 보면 뒤에 치한이나 강도가 쫓아온다고 생각했을 표정과 몸짓이었다. 그렇게 다급하게 집에 들어가서 안전키에 보조키까지 모두 잠근 후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목차- 프롤로그 - 앵두와 신데렐라 1. 범인을 찾습니다. 2. 재미있는 여자 3. 우리 동네 CSI 4. 그녀가 사과하는 법 5. 이름이 뭐예요? 6. 그렇게 시작되다 7. 낮술과 큐피드 8. 그날 밤 사건의 재구성 9. 시작하는 연인 10. 좋아, 좋아 11. 떠나요, 둘이서 12. 최악의 남자 13. 당신의 생일은 언제인가요? 14. 30일의 프러포즈 15. 둘이 하나 에필로그 - 삼신할머니께서 친구 신청을 해왔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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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Blue
Mr.Blue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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