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고 태화. 본사로 발령받은 날, 부하직원이라고 앞에 선 여자, 꿈에도 보기 싫은 여자는 분명히 연시은이었다. 감히 그를 호구로 알았는지 같이 잤다고 했던 여자였다.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그와 잤다고 우기는 여자 때문에 첫 시작부터 불편했다.
그런데 꿈에도 보기 싫은 여자여야 하는데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것이 불안하다. 거기다 같이 잤다는 말이 사실이었고 자신 때문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그녀를 사랑하고 말았다. 이젠 그녀가 다시 자고 싶기까지 했다. 그와 잤다고 우길 때 잡아주지 못한 손을 다시 잡고 싶어졌다.
-본문 중에서-
“……그냥 좀 누워요. 그러고 앉아 있는 것이 날 더 힘들게 하니까. 약속……. 지키도록 노력해 볼 테니 제발…….”
그가 그녀를 꼭 끌어당겨 안고는 정수리에 입술을 가져다대고 속삭였다. 지켜보겠다고. 어떻게든 그녀에게 손대지 않고 버텨보겠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그가 지켜주지 않았으면 했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이 시키는 대로 해주었으면 했다. 폭우가 내리고 있고 아무도 두 사람이 함께 낯선 곳에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까……. 아니, 연희는 이 상황을 모를 테니까……. 그리고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니까 한 번쯤 명예롭지 못한 일을 한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약속……. 지키지 말죠? 뭐, 사실 우리 둘만 입 다물면 되니까. 그리고 그날 나보고 그때는 어려서 그랬다고……. 이젠 꽤 잘……. 그랬죠? 보여 줄래요? 얼마나 잘하는지”
“!”
그의 놀란 눈동자가 그녀를 내려다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입을 때리고 싶은 것을 참았다. 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것인지. ‘아무리 몸이 달아올랐다고 해도 그렇지. 여자가, 좀……. 넌 자존심도 없냐? 응?’ 민아가 그녀를 머리를 쥐어박으며 떠들어 댈 말들이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끔 궁금하긴 했다. 정말 그와 함께했던 기억이 고통뿐이었기에.
[미리 보기]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그녀는 갑자기 앞에 나타난 누군가 때문에 놀라 멈춰 섰고 그 상대가 조금 전 대표에게 부탁받은 그 ‘아들’이라는 사실에 입을 쩍 벌린 채 다물 수 없었다.
“설마 나랑 같은 이유?”
“예?”
“같이 근무할 수 없으니 발령 철회해달라는. 아닌가요? 나만 인가요?”
“…….”
그녀는 자신이 한걸음에 달려온 이유를 알고 있는 그 때문에 당황했지만, 충분히 짐작 가능한 것임을 인지한 후 대답을 회피했다. 조금 안심도 되었다. 적어도 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절대 철회될 리 없다는 것을 조금 전에 직접 확인한 그녀로서는 꿈도 꾸지 말라는 말 따위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입을 다물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러자 의외였던 듯 그가 그녀의 팔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더니 옥상으로 향하는 버튼을 눌렀다.
“뭐죠? 설마 나랑 근무하겠다는 거예요? 우리가 같이 얼굴을 보고 일을 할 수 있을 거로 믿는 것은 아니죠?”
“……조직 내에서는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을 해야 할 때가 있고 그때가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싫어도 어쩔 수 없는? 하! 그래요? 내가 알던 연시은이란 여자와는. 그런데 어쩌죠? 난 싫어도 어쩔 수 없다는 따위로 포기하지 않는데. 싫으면 절대 다시는 보지 않죠. 그리고 지금 난 내 눈앞에 있는 누군가가 정말 싫거든요. 기억하겠지만 날 힘들게 했던 여자라. 그리고 11년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그 누군가가 우연이라도 마주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은데다 나랑 잤다고 우기는 여자와 같이 근무할 만큼 비위가 강하지 않아서.”
여전히 그는 그녀와 같이 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그녀를 비난했다. 그때도 지금도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그녀를 탓하기만 했는데 속이 메스꺼울 정도였다. 그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잤으니까 잤다고 하지, 자지도 않았는데 잤다고 할 여자가 몇이나 있을 거라고. 아무리 그가 태산 전자의 후계씩이나 되어도 그때의 그녀는 그가 그런 대단한 남자라고 알지도 못했는데.
“어쩌죠? 이번에는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아마, 그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 테니까요.”
“!”
목 차
[프롤로그]
#1. 도망칠 수 없다면…….
#2. 재현? 확인?
#3. 완벽한 상사
#4. 계속되는 오해
#5. 동침의 의미
#6. 약속 이행
#7. 계획과 우연 사이
#8. 폭우처럼
#9. 늪에 빠지다
#10. 사로잡히다
#11. 바람과 현실
#12. 새장 안의 새
#13. 두려운 순간
#14. 분노한 그
#15. 아픔의 끝
#16. 그녀 없이…….
#17.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
#18. 그녀의 곁
#19. 열정과 냉정 사이
#20. 완벽한 연인?
#21. 그만의 프러포즈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