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반짝반짝 빛나는……, 그 사랑의 어려움.
다시 사랑 때문에 슬퍼하고 싶지 않았다. 절망을 맛보고 싶지 않았다…….
불신이란 이름의 지독한 연애 기피증에 걸린 시나리오 작가 이현은 상처 입은 여린 마음에 냉정과 계산이라는 차가운 벽을 쌓았다. 그래서 친구의 졸업 작품 시나리오를 맡은 것을 계기로 만난 영화의 남자 주인공 유승에게 끌리면서도 마음을 숨기고 쿨한 척, 냉정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녀의 진심을 알지 못해 유승의 가슴 역시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을 모르고…….
▶ 잠깐 맛보기
“이현아, 나 안 볼 생각이니? 너는 나 다시는 안 보고도 살 수 있어?”
이현은 목이 메어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떠보는 남자가 야속했다. 이 얼마나 비겁한 수법인가. 좋아하지 않아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잊을 수 없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도 아니고 잊을 수 없기 때문에 떠나게 되는 것이다. 남자에 대한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순간 남자들은 언제나 날 사랑하느냐고 묻는 걸까? 그것밖에 매달릴 것이 없어서일까?
“……너 왜 이제 나타난 거야?”
이제야 이현을 만난 것이 이현의 탓이라도 되는 듯 책망하는 말투로 질문을 한 남자가 기가 막혀서 노려보았다.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부옇게 흐려졌다. 남자는 눈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기가 죽은 표정이었다.
“말은 잘 한다.”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이 분해서 이현은 투정하듯 말을 툭 내뱉었다. 이현의 그 말에 유승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남자를 어쩌면 좋을까. 자신을 지옥에 떨어뜨렸다가 몇 마디 말로 단숨에 천국으로 끌어올리는 이 밉고도 미운 남자를 어쩌면 좋을까.
자신의 마음을 단숨에 부정하고, 유승의 마음도 단숨에 부정해 버린 이현을 탓하지도 책망하지도 않고 그 말이 정말이냐고 살그머니 물어 보는 이 약고도 약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단숨에 자신을 무장 해제시켜 버리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