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세상 다른 여자는 다 돼도 저는 절대 그럴 수 없어요.”
“아니 당신만큼 제격인 사람은 없어.”
자칭 장사꾼이라며 나타난 이강건설 CEO ‘이강재’
숨만 겨우 쉬며 죽은 듯 사는 지유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남자.
“그 제안, 거절합니다.”
지유는 단호하게 일어섰다.
“3년 전 그날…….”
“그 이야기는……하고 싶지 않아요.”
그가 사악한 악마처럼 속삭였다.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나? 어째서 사고를 친 남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약혼자의 친구일까? 그리고 왜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했을까?”
“그건 술에 취해 일어난…….”
“정말 그렇게 생각해? 만에 하나 당신이 누명을 썼다면?”
처음으로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어때 이제는 구미가 당기나?”
-본문 중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이르자 강재가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밀었다. 지유가 물끄러미 바라보다 받아 들었다.
“오늘……즐거웠어요. 그리고 고마웠고요.”
“즐거웠다니 다행이야.”
대답하는 강재의 말이 너무 느려서일까 쇼핑백을 든 지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럼, 잘 자요.”
작별인사를 한 지유가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대로 갈 건가?”
오르던 걸음이 딱 멈추었다. 그녀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럼요?”
그가 한 발 다가왔다. 눈높이가 같아진 두 사람. 마주보는 두 사람 사이에 어린 긴장감이 손에 잡힐 듯했다.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그는 그저 그녀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냥 가지 않으면요?”
그래서일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도발하듯 되물었다.
“알잖아.”
“아니, 몰라요.”
지유가 시치미를 뗐다.
“거짓말.”
그가 그녀의 턱을 잡아채더니 입술을 겹쳤다. 달뜬 열기와 함께 거침없이 들어온 혀가 그녀의 혀를 말아 올려 진득하게 빨았다.
‘툭.’
쇼핑백이 바닥에 떨어지고 허공에서 부유하던 그녀의 두 손이 자연스레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흐흡.”
무언의 허락에 키스가 뜨겁고 거칠어졌다. 여린 살을 흡입하듯 빨고 잘근잘근 깨물었다. 욕망에 들뜬 키스는 호흡까지 앗아가며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불꽃이 일었다. 타닥거리던 머릿속이 어느 사이 푸른 불꽃이 일며 그녀를 뜨거움으로 이끌었다. 느껴졌다. 이 남자의 흥분 어린 욕망이. 그리고 깨닫지 못한 그녀의 욕망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키스 때문만이 아니었다. 뒤늦게 깨달은 작은 충격 때문이었다.
“하윽.”
마치 남자를 품은 듯 온몸이 조여 왔다. 그 격한 흥분에 지유는 정신까지 잃을 것 같았다. 하지만 흥분이, 격정이 뒤덮을 때마다 현실이란 장벽이 그녀를 막아섰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하아, 하아.”
쳐다보는 서로의 눈이 거칠게 내뱉는 숨결만큼이나 탁하게 흐려져 있었다. 지유는 이 남자의 뜨거움에 몸이 녹아들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이상은. 지유는 그를 살짝 밀어냈다.
“다정한 연인…… 역할은 여기까지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뇨, 하지만 여기까지 해요.”
“왜?”
그가 단호하게 되물었다.
“왜 그래야 하지?”
“그건…….”
지유가 말을 하다말고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 그래, 왜 그래야 하지. 왜 여기서 그만두어야 할까?
목 차
프롤로그
1. 찾았다. 너를
2. 만나다
3. 직면한 과거
4. 유혹, 그 시작
5. 거절할 수 없는 제안
6. 마음의 시작
7. 약혼한 사이답게
8. 다정한 인터뷰
9. 불안하다
10. 숨 막히다
11. 나만 믿어
12. 행복하니?
13. 내 손을 잡아
14. 조이는 올가미
15. 원하다
16. 과거의 진실
17. 완전히 끝났다?
18. 세상의 중심
19. 네가 어떻게?
20. 감히, 사랑하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