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내 거야, 돌려줘.”
그것마저 잃으면 우리가 우리였던 순간마저 없어지는 거니까, 우린 정말 끝이니까.
“버렸어요.”
“이희재!”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희재는 성난 내 눈빛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구질구질해 보여서요.”
“너……!”
잔뜩 날을 세우고 씩씩거리는 내게 희재가 말했다.
“할 말 끝났으면 가볼게요.”
이젠 내가 뭐라고 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듯 쉽게 등을 돌렸다.
불현듯 그녀가 남겨둔 결혼반지가 떠올랐다.
버려진 줄도 모르고 서랍 속을 데구루루 구르는 반지와 내가 뭐가 다를까.
실소를 흘리며 희재의 손목을 붙잡았다.
“안 끝났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고!”
#이혼 선물을 준다면 받을게요
#내 거야, 돌려줘
#그걸 주겠다고 한 적 없어
[미리보기]
“매번 내게 고백하던 이희재는 어디 갔어.”
힐난인지 애원인지 모를 말이 발목을 잡았다.
그런 때가 있었다.
사랑에 빠진 자전거를 타고 당신에게 가던 때, 사랑해서 행복했던 그때.
봄을 나는 나비처럼 내 앞에 꽃길만 펼쳐지리라 믿었던 철없던 그때, 그때…….
사랑을 몰랐다.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부딪히고 나서야 사랑이 아프다는 걸 깨달았다.
“왜 솔직하지 못해. 좋아한다며, 사랑한다며. 그래서 나랑 결혼한 거 아니었어? 내가 김혜림이건 누구건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게 싫었으니까 불구덩이인 줄 알면서 뛰어들었잖아. 그런데 왜 말을 못 해.”
당신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내 욕심을 채웠다.
훨훨 날아야 할 서형조를 내 새장 속에 가둬버렸다. 그래서 당신은 지쳐갔고, 지켜보는 나는 죽어갔다.
“정신 차리고 나니까 부끄러워? 창피해서 말 못 하는 거야?”
“맞아요, 부끄러워요. 알면! 서형조 씨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아요.”
부끄러웠다.
서형조를 사랑해서 부끄러운 게 아니라 사랑 앞에 애처럼 굴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서형조에게 나는 늘 떼만 쓰는 어린애였다. 귀찮아서 한번 봐주고, 가여워 돌봐줄 수밖에 없는 애였다.
그런 애 따위 깨끗이 잊어버리고, 지워버리고, 당신의 하늘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랐다. 그래야 나 역시 당신을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죄책감이든 미안함이든 마음의 짐이 남아 이런 거라면 다 털어버려요. 난 그거면 돼요. 원망 같은 거 안 해요.”
“원망해.”
돌아보지 못하는 등 뒤로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차라리 원망하란 말이야!”
작가소개
러브니
[출간작]
주세요, 너에게 타오르다, 폭풍우 치는 밤에, 나쁜 친구, 꽃 피는 밤, 드세요, 나쁜 청혼, 키스보다 순정, 키스보다 야한, 하세요, 안 되는 거 알면서, 후배에게 안겼다, 사랑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불순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