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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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궁중암투 #시대물 #검객 #운명 #처절 #절절
거두어 주소서. 세상에서 제일 잔혹한 자가 될 것이니.
좋다. 독하면 독할수록 좋겠지.
사야는 제 얼굴에 닿은 것을 인식치 못했다.
어느새 손목을 잡힌 채 그의 품 안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시선을 들었다. 바로 코앞에 그의 부드러운 눈빛이 있었다.
“뭔가요.”
간신히 억누른 물음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음색은 거칠었다. 무진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끝이 다가왔다. 매우 조심스럽게 귓가로 내려온 몇 가닥의 머리칼을 귓등으로 넘겨주었다.
그 순간 그의 시선은 사야의 얼굴을 세세히 훑었다.
전에 없는 그의 손짓에 당황했다. 게다가 그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확연하게 그를 인지했음인데도 불구하고 이렇듯 가까이 있는 그가 보이지 않았다.
[미리보기]
그는 사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못 본 척 그녀의 턱 끝이 빳빳하게 세워졌다.
“뭔가요.”
“너에게 줄 것이 있어.”
“무엇을요. 이미 받을 것은 충분히 받았는데요.”
“그보다 더 좋은 것, 더 소중한 것. 반드시 네가 갖고 있어야 할 것.”
서 있는 사야와 한 무릎 세운 무진. 서로의 눈높이는 달랐어도 공명하려는 감정은 하나였다.
그러나 절대 드러낼 수 없음이라 가면을 쓴 듯 서로를 속이고 속이려 했다.
“그러니 이리 와라.”
제발……. 그의 말소리는 낮았다. 그럼에도 들리지 않은 양 꼼짝하지 않았다.
“하면 내가 가지.”
그가 일어났다. 여전히 다섯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망부석처럼 서 있는 사야는 그가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그대로였다.
이윽고 둘의 시선은 같아졌다. 사야는 그의 턱 끝을 빤히 보았다. 그의 아랫입술에 붉은 줄이 있었다.
제가 물어뜯은 흔적임을 알아차린 순간 그녀의 귀 끝에 열이 올랐다.
그는 그녀의 동그란 머리를 응시했다. 밤톨처럼 올망졸망 작고 작은 나의…….
“내 다섯 걸음 안에 들어왔으니.”
“죽음으로 이르고 싶습니까.”
“아니.”
“그것이 아니라면 묻는 저의가 무엇인데요. 다섯 걸음, 네 걸음, 세 걸음. 아무리 가까이 다가와도 제 손에 죽을 위인은 당신이 아닌 것을요.”
사야는 분명하게 일렀다.
“안다,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이젠 알려 주시지요. 예까지 부른 연유를.”
“나와 있는 것이 싫으냐.”
“싫다면요?”
“나는 좋다. 좋아해. 그러니 등 돌릴 생각은 마라.”
사야의 고개가 삐뚜름 돌아갔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묻는 것에 응답했을 뿐이건만 지금 생귀로 들은 것은…….
“왜 다시 말해 주랴?”
그가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사야는 여전히 그대로 고개만 쳐들었다. 그의 시선을 피할 이유는 없었다.
[목차]
#序.
#一. 겨울을 깁는 동침冬針
#二. 차가운 봄 냉춘冷春
#三. 구슬처럼 떨어지는 눈물 주루珠淚
#四. 실체가 없으면서 존재하고 있는 모양 묘유妙有
#五. 해가 비치어 일영日映
#六. 머리를 낮게 숙이는 저두低頭
#七. 일이 손에 익어 능숙하게 된 신수信手
#八. 갑사 천을 바른 사창紗窓
#九. 푸른 연못 녹담綠潭
#十. 아주 짙은 연기 농연濃煙
#十一. 강의 푸른빛 강벽江碧
#十二. 맑고 고운 명려明麗
#十三. 곡물의 생장을 돕는 상서로운 비 서우瑞雨
#十四. 물결 모양의 흔적 연흔連痕
#十五. 꽃이 타오르다 연화燃花
#十六. 푸른 산 산청山靑
#十七. 하늘이시여 상야上邪
#終. 아름다운 이야기 가화嘉話
#외전. 광한전, 달의 궁
작가소개
윤희원(카르틴)
월인의 달 서원. 안날의 청야담. 화우, 붉은 꽃에 불이 붙은 듯. 황제의 기사 지안. 사양하소루, 동청남주. 우리만의 엠비발렌트. 담벼락 모퉁이의 사빈과 폭군.
[작품 공지]
※ 제공사 변경으로 인하여 재서비스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