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저, 호스트 시켜주세요. 생각하는 것만큼 저 어리지도, 순진하지도 않아요.”
사채업자들을 피해 숨을 숨긴 곳은 검게 도사린 건물의 심장부가 푸른 빛을 띤 곳이었다.
언제나 소년처럼 맑고 순진함을 담고 있던 까만 눈동자에 열기가 미미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숱하게 봐왔던 익숙하면서도 낯선 열기였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기.
“같잖은 호기심으로 이 바닥에 뛰어들었다가 몸 망친 인간들 여럿 봤어.”
그녀의 냉혹한 말투에 은섭은 왠지 초조한 마음이 들어 한층 더 고집을 부렸다.
“어차피 이 바닥도 사람 사는 바닥이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면서 별의별 일 다 겪어봤어요.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그 다음은 마찬가지죠. 안 그런가요?”
은섭은 입술을 꼭 깨물면서도 고집스럽게 메이를 응시했다. 안타깝게, 애틋하게, 사랑스럽게.
허공에서 부딪친 두 쌍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얽혔다.
달콤하게 섞여드는 시선이 마치 사랑을 나누는 듯 묘한 짜릿함을 안겨주었다.
“날 화나게 하지 마. 너 아니더라도 호스트 하겠다고 수십 명씩 찾아와. 그 아이들 가려내기도 벅차다.”
‘어떻게 하면 당신을 흔들 수 있을까. 무슨 짓을 하면 이 여자의 시선 안에 담길 수 있을까.’
뜨거운 열기가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은섭은 시간이 갈수록 그녀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가는 자신이 조금 두려워졌다.
“마스터 눈에는 제가 어떻게 보이나요?”
그의 말은 상품 가치로서의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정말 의외였다.
이 어린 청년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머리를 잠식한 열기가 눈동자 안에 깃든다.
짙어진 눈동자에 면면히 퍼진 열기가 얼굴로, 가슴으로 진득하게 퍼져가고 있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남자로 변화하는 순간은 눈 깜짝할 새였다.
순진하고 귀엽게만 보였던 아이가 저런 눈빛을 보낼 줄 어찌 상상할 수 있었을까?
응당 아름다워야 할 관계가 싸구려로 전락되어 사람들 앞에 천박하게 까발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구역질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섭의 싱싱한 젊은 육체는 싸구려 포르노에 격렬하게 흥분했다.
이성과는 상관없이 달아오르는 욕망에 눈물이 났다. 손안에 하얗게 토정한 체액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메이가 독이라면 자신 역시 그녀에게 독이 되고 싶었다.
당신은 왜 그렇게 아름다운 걸까. 왜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 걸까.
자신도 그녀의 다른 남자들처럼 미쳐가고 있는 걸까. 두려웠다.
은섭은 자신이 수많은 남자들 중 하나에 불과할까봐 너무나 두려웠다.
어둠에 익숙해져 눈이 멀었다는 것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