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7년을 만난 남자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홧김에 떠난 여행, 그곳에서 마주한 남자. 루카스 베일리.
그래, 작정하고 왔다. 처음부터 그럴 마음으로 이렇게 잔뜩 힘주고 나왔다.
[애인 있으세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것인지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던 그가 대답했다.
[…아니요.]
[그럼… 오늘 밤 저랑 보내실래요?]
순식간에 그의 표정이 굳었다. 절로 마른침이 꼴깍 삼켜졌다. 워낙에 자유분방한 나라들이었기에 외국인들은 낯선 여자와 하룻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도 아니었기에 초조함에 손에 땀이 차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싫으세요?]
[아니요. 바라던 바입니다.]
하룻밤의 꿈처럼 뜨거운 밤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여자 박청아.
그녀의 앞에 나타난 강휘천은 과연 누구일까.
#원나잇
#그 남자가 새 팀장
#인연
#사내연애
[미리보기]
“이, 이건….”
그의 손 위에는 언젠가 아리가 생일 선물로 주었던 검은 보석이 장식된 물방울 모양의 귀걸이였다. 그 밤, 마지막으로 착용했던 귀걸이였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것인지 숙소에서 잃어버린 것인지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유실된 것을 알았었다. 그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일까, 명백한 증거가 눈앞에 있음에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누구예요?”
귀걸이를 손끝으로 잡아 들어 보이면서 그가 말했다.
“여전히 모른 척?”
*
복잡하고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청아와 달리 여유롭기만 한 그는 유려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말했다.
“아, 혹시 이거 때문에?”
“이, 이게!”
자신의 귀걸이를 마주했을 때보다 더 놀라운 광경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그의 눈 색은 프라하에서 보았던 푸른 회색빛이었다. 그리고 다시 재회한 이후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다갈색 눈동자였다. 선글라스 속에 감춰져 있던 그의 눈은 두 색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는 검지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물었다.
“오드 아이라고 알아요?”
“오드, 아이.”
“한쪽은 진한 갈색이고 한쪽은 당신 말에 따르면 푸른 회색이죠.”
분명 자신이 보았던 색을 다 가지고 있기는 했다. 이대로라면 정말 그가 프라하의 그 남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명확하게 하고자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그때 그 사람은!”
그러나, 그가 유창한 영어로 대답을 이었다.
[그땐 이쪽에 렌즈를 사용했죠.]
그가 다갈색 눈동자가 있던 위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다. 아니길 바랐고,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신은 그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 밤처럼 매혹적인 미소가 걸린 얼굴로 그가 말했다.
[연기처럼 사라졌길래 마술사의 조수인가 했는데, 신데렐라더군요. 여기, 떨어뜨린 귀걸이입니다.]
작가소개
사나운다람쥐
뒤늦게 찾은 미미한 재능으로 날갯짓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