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때문에 내가 혼자 남았어.’
남자가 진정 불행해지기를 바랐다.
“사라져줘요. 내가 바라는 그것 밖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 남자를 불행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싶었다.
“아니면 내가 당신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
죽을 것만큼 아프고 미치도록 슬퍼서
남자에게 자신을 던져버린다.
‘왜 전화를 안 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날 불행하게 만들 거라면서?’
최선을 다해 불행해지기 위해서.
그래야만 떠난 이를 대신해 끝까지 살아낼 수 있으니까.
여자의 파괴적이고 지독한 슬픔을 기꺼이 몸으로 받아냈다.
그녀의 숨결, 교성, 흐느낌, 특히나 칭칭 휘감겨 오는 그 촉감과 압력을.
그녀의 지독한 슬픔이 기어이 그의 몸 안에서 희석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