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받고 일하는 겁니까?”
어제는 갤러리, 오늘은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
“쥐새끼처럼 훔쳐 듣고, 얼마 받냐고 묻는 겁니다.”
“쥐, 쥐새끼라뇨?”
남자의 모양 좋은 눈매가 가늘어졌다. 마치 가온의 대답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
다는 듯 눈썹을 위로 치켜뜨며 코웃음을 쳤다.
“그게 아니면 스토커입니까?”
“......”
느닷없는 남자의 오해에 따끔하게 반박도 못 하고 어버버하다 남자를 놓쳤다.
다시는 볼 일 없을 거로 생각했던 남자는 가온의 부서 팀장이 되어 나타난다.
그것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관계가 되어.
“티, 팀장님. 여, 여기에서 이러시면 아, 안 될 것 같은데요.”
“여기가 아니면 다른 곳에선, 가능은 하고?”
서혁의 기다란 손가락이 천천히 가온의 뺨을 스치듯 지나 턱밑을 가볍게 쓰다듬었
다.
그간 보아오던 담백한 눈빛과는 확연히 다른, 음흉한 목적이 담긴 두 눈동자가 그
녀를 보고 있었다. 그동안 꼭꼭 숨겨뒀던 본색을 서혁이 이제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