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뭐지? 아직도 사촌 오빠인가?
아기 때 입양되어 친딸처럼 사랑받으며 자란 수지. 언제부턴가 그녀는 사촌 오빠 준혁이 점점 남자로 느껴져 그를 마음에 담게 되고, 준혁 역시 그녀와 같은 마음인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서로를 향한 마음을 막을 수 없어 연인이 되고야 만 두 사람. 하지만 둘의 관계를 그의 어머니에게 들키게 되면서 수지는 준혁의 앞날을 위해 그의 곁을 떠난다. 그로부터 6년 후, 지인의 가족 모임에 초대된 자리에서 그녀는 다른 여자의 남자가 된 그와 마주치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나…… 난, 오빠가 선 안 봤으면 좋겠어요.”
“그만해.”
준혁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품에서 떨어뜨렸다. 비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못마땅했던 옷이 아예 속살을 비칠 듯이 살갗에 달라붙어 있었다.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녀는 그 앞에 오롯이 여자였다.
“오빠……. 난 아직 포기할 준비가 안 됐는데……, 그런데…….”
급박함에 터져 나온 진심, 그것은 하지 말았어야 할, 듣지 말았어야 할 금기였다. 준혁의 눈빛이 짙어졌다.
지금 그녀의 볼에 흐르는 것은 빗물이 아니었다. 또다시 울려 버리고 말았다. 품에서는 떨어졌어도 그녀의 손은 여전히 그의 셔츠를 붙잡고 있었다.
“안 돼.”
“오빠?”
“이래서 네가 어리다는 거야. 난 오늘 아무것도 못 보고 못 들었다. 그만 들어가.”
차갑게 돌아서는 준혁을 수지가 막아섰다. 이대로 보내면 영영 그에게 여동생으로서도 곁에 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는지 묻지 않았으면서도 안 된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설마, 그는 알고 있었을까?
“알면서 무시하는 거예요?”
“무시하지 않으면? 네가 나에게 뭐가 될 수 있는데?”
여동생의 자리를 지키라는 말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안 돼요?”
“기다리면, 감출 수는 있고? 너를 봐. 이런 모습, 그런 눈빛으로 누구를 속일 수 있는데? 안 되는 것은 애초에 싹을 잘랐어야지.”
“잔인해요. 나는…… 안 되는 줄 알면서 마냥 좋았을 줄 알아요? 참아도, 버려도 이 마음이 오빠로만 채워지는데 어떡해요? 아직 비우는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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