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높은 궐 담에 둘러싸인 채 어둠을 품은 궁(宮). 화원에 만발한 꽃 같은 궁녀들로 가득 찬 그곳은 애잔한 슬픔이 함께하는 고독의 성(城)이었다. 집안을 구제키 위해 들어선 그곳에서 어린 단이 우연처럼 마주친 하나의 운명, 최이혈. 어린 세자 융의 유일한 지기이자 훗날 왕을 지키는 무사가 될 그가 구중심처에서 만난 소녀의 눈에서 슬픔을 엿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단(短), 짧게 살다 가라 지어 준 이름. 입 밖으로 낼 때마다 설운 눈물 참아야 했을 그 이름. 그 눈물을 닦아 주고 싶었다. “서희(西喜), 네 새 이름이다.” 그리하여 마음에 품은 한 송이의 꽃은 감히 꺾어서는 아니 될 왕의 것이었다. 모후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 융. 태어난 순간부터 지고(至高)의 자리를 가졌으나 누구의 사랑도 받을 수 없었던, 그리하여 외로움에 미쳐 가던 왕, 연산. 그에게 원하는 것이 생겨 버렸다. “서희야, 나를 좀 보거라. 나를 보란 말이다!” 이미 제 것이라 여겼으나 마음만은 제 것이 되지 않은 그녀, 서희. 그녀의 마음이 향한 끝에 서 있는 것은 단 하나 마음을 기대었던 벗, 이혈이었다. “평생이 걸려도, 다시 태어나도, 아무리 발악을 해도! 서희는 네 여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알겠느냐!” 배신감에 몸부림치는 융의 분노로 두 사람의 앞날은 풍전등화처럼 흔들리고 음모와 복수의 칼날이 횡행하는 궁궐의 운명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되는데……. 새벽녘, 어둠 속에서 홀연히 빛나는 그믐달만이 그들의 길을 비추는 단 하나의 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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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ube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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