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 현대물, 학원/캠퍼스물, 동거/배우자, 다정공, 집착공, 대형견공, 사랑꾼공, 순정공, 상처공, 미인수, 까칠수, 츤데레수, 외유내강수, 달달물, 일상물, 성장물, 잔잔물, 3인칭시점 ……싫다. 3개월간 침묵 속에서 지루하게 이어졌던 어색함. 휘경은 그것을 깨뜨릴 생각이 조금도 없었기에 끈질기게 잠을 방해받아도 불만 한번 내뱉지 않았다. 그런데 서온후의 알몸을 본 날부터 힘들어졌다. “저녁 6시 학생회관, 기다릴게.” 그의 음성이, 어느 아슬아슬한 단어가 귓바퀴에 달라붙어 룸메이트의 모든 행동을 쉬이 넘기지 못했다. 정말이지, 싫었다. 이휘경이 서온후에게 끌려가는 이 상황이. 그러나 점점 미묘한 경계선은 허물어지고 숨이 막히는 키스로 취한 듯 온몸이 달아올랐다. “만져도 될까?” “병신.” “네가 너무 무신경한 거야.” 그 뜨거움에는 도무지 적응이 안 됐다. 하지만 진짜 곤란한 건 따로 있다. 이제는 그가 싫지 않다는 그 불편한 사실. *본문 발췌글 “이휘경.” 휘경이 뒤돌아봤다. 여전히 탁자 앞에 앉아 있는 온후는 그를 올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도발은 네가 먼저 걸었어. 나는 충분히 응하고 있고.” “그런데?” “그런데 도발을 건 사람이 회피하면 어떻게 될까?” 둘은 할퀼 듯한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했다. 아까부터 미묘하게 틀어진 대화를 하던 그들이 마침내 노골적으로 부딪치는 순간이었다. 온후가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상대 앞으로 다가갔다. 한 손으로는 벽을 짚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살짝 열렸던 방문을 도로 닫았다. 그 과정에서 저절로 그의 팔 안쪽에 갇혀 버린 휘경의 귓가에 온후가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들릴 듯 말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하는 쪽에서 더 큰 도발을 시도하겠지.” 휘경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네가 내 신경 거스른 건 생각 안 하냐? 애초에 도발의 성립 조건이 뭐였는데?” “그 부분은 사과했고, 대안도 마련하겠다 했어.” “뻔뻔한 자식!” 3개월간 잠 못 자고 뒤척인 고통을 진실성 없는 사과와 밥 한 끼로 훌쩍 넘기려는 서온후를 휘경은 진심으로 패고 싶어졌다. 저보다 키까지 커서 내려다보는 구도가 기분을 더 상하게 했다. 하지만 또 마음속에 참을 인 자 세 번을 새겼다. “됐으니까, 비켜. 그리고 그 대안이라는 것도 제발 1주일 안에 찾아 줬으면 좋겠다. 너 때문에 없던 불면증까지 생겨서 정신적 고통이 말이 아니거든.” 그러고 온후의 팔을 밀어 버리려 하는데 오히려 틈이 좁아졌다. 귓가에 흘러들어 오는 숨결에 흠칫하는 것도 잠시, 코를 찌르는 박하 향과 함께 어쩐지 감미롭기까지 한 음성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저녁 6시 학생회관, 기다릴게.” 목차 #프롤로그. 룸메이트가 싫다 #1. 모범생 서온후 #2. 암막 #3. 아무 말 없이 #4. 요동 K홍연 나름 노력파, 꽤 활달한 A형. 출간작 : 『까칠한 나의 상사님』, 『포토그래퍼(Photographer)』, 『그 남자들의 직장생활』 트위터 : k_hongyeon 이메일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