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권]
(1) 호랑이 새끼를 키웠어
(2) 귀접(鬼接): 귀신의 아이를 임신하다
“벌써 12시인데 큰일 났다. 막차 놓치면 안 되는데.”
“누나 자취방 여기서 안 멀잖아.”
“나야 그렇지만 너 데려다 줘야지. 넌 30분 가야 하잖아.”
소은의 말에 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볼멘소리로 물었다.
“누나가 왜 날 데려다 줘?”
“누나니까 동생을 지켜야지. 길 잃거나 장기 털리면 어떡해.”
소은이 순수하게 두 눈을 깜빡이며 지훈을 바라봤지만 도리어 그는 더 크게 성을 냈다.
“아씨, 자꾸 그런 소리 할래? 나 안 데려다 줘도 돼! 가자!”
지훈이 순식간에 소은의 팔목을 낚아채고는 거리로 나섰다. 한순간에 젖어드는 몸에 화들짝 놀라 소은이 외쳤다.
“너 왜 이래! 미쳤어?”
“됐어! 얼른 와!”
[2권]
소제목: 새아빠의 아들, 그리고 나는
“너 냄새도 좋다.”
그의 손이 내 허리를 쓰다듬었다.
“흣……!”
벗어나려고 온몸에 힘을 주어 버둥댔지만 그는 나보다 크고 커다랬으며 강했다.
“너 처음 봤을 때부터 내가 얼마나 당황한 줄 알아?”
트레이닝복 아래 흥분한 그가 형태를 달리하며 허벅지 사이에 가깝게 밀착했다. 목이 탔다. 밀어내야 한다는 걸 아는데 좀처럼 팔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피어오르는 담배 향기에 정신이 어지럽고 그의 목소리가 애무하듯 귓가를 핥아 내렸다. 그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인 끌림이 자극적으로 끌어 올라와 나의 이성을 뒤흔들었다. 그 숨겨진 욕망에게, 그에게 나는 솔직한 평을 내렸다.
“미……, 친……, 놈……!”
[3권]
소제목: 인간제물
데린이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은 어두운 천장이었다. 그녀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어느새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마치 동굴에 들어온 것처럼 촛대의 촛불이 비치는 벽이 울퉁불퉁 마모된 돌로 이루어져있었다. 신께서 사시는 궁전이란 이런 모양이었던 걸까. 신전에서 보았던 화려한 벽화와는 차원이 다른 황폐함이었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데린은 몸을 일으켰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얇디얇은 이불이 흘러내리면서 나체인 몸이 드러난 것이다. 그녀가 황급히 몸을 숨기자 어느새 다가온 건지 신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향기도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신의 손아귀가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데린이 움찔하며 고개를 들자 티요르딘의 황색 눈동자가 데린의 짙은 회색 눈을 마주했다.
“이곳은 나의 성역이다. 네 몸을 숨기지 마라.”
[4권]
01. 인간 제물 외전
02. 새아빠의 아들, 그리고 나는 외전
“이 시간에 어딜 가셔요. 가지 마십시오.”
티요르딘이 삐딱하게 인상을 찌푸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원망했다.
“내가 곁에 있지 않길 바라는 건 바로 네가 아니냐.”
“아, 아닙니다, 티요르딘 님. 제가 어찌…….”
티요르딘은 데린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리어 그를 놀리는 것만 같아 다시 화가 날 것 같았다. 그가 으르렁거리며 경고했다.
“신을 농락하는 건 그쯤 하라. 내 비록 널 사랑한다 맹세하였으나 나를 업신여기는 짓을 영원히 두고 보리라 생각지 마라.”
데린이 움찔거리며 놀라 그의 팔을 놓았다. 그의 팔에 닿았던 여인의 온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 주었던 일말의 따스함이 사라지자 허무해졌다. 그 잔혹하고 강인했던 그가 여인의 온기 따위에 이토록 위태로운 존재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티요르딘은 그녀를 벗어나 침실을 나서려고 했지만, 데린이 갑자기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 짧은 순간이나마 상처 입은 티요르딘의 눈을 보았던 것이다. 티요르딘은 먼저 그녀를 뿌리치지 못하고 그녀에게 폭언을 퍼부으려던 찰나 그녀가 먼저 선수 쳤다. 그녀가 까치발을 들고는 그의 턱을 잡아 그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깜짝 놀란 티요르딘이 그녀에게서 몸을 물렸고 데린은 발갛게 두 볼을 물들인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민망함을 이겨내며 말했다.
“사, 삽입을 꼭 하지 않더라도 저……. 그……. 티요르딘 님과 그……. 저도 티요르딘 님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