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게이 결혼이 얼마나 쓸데없고 비생산적인 짓인지 알리기 위해서 난 너와 결혼을 하겠어!”
웬 멋진 또라이가 앞에서 왱왱거렸다. 이런 황당한 일이. 때문에 졸고 있던 우진은 잠에서 확 깼다. 어라, 이게 아닌데. 거만한 표정으로 한 손을 든 남자가 우진 앞에 서 있었다. 우진은 멍하니 위를 보며 ‘이게 뭐야?’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어느 따스하고 날씨 좋은 하루, 수업 시간에 졸고 있던 우진에게 생긴 일이었다.
“뭐?”
매티아스 퀸시 에번스. 스물한 살. 진보적인 정치학과 학생들 중에서 특이하게 보수 꼴통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존재.
성우진. 스무 살. 그냥 평범한 학생.
따스한 3월의 하루, 두 사람은 뜬금없이 약혼 관계가 됐다.
‘신이시여, 이 꼴통에게 대항할 힘을 저에게 주소서…….’
▶잠깐 맛보기
“성우진, 밥 안 하냐?”
잔뜩 게으른 듯한 목소리로 하품을 하고 있는 녀석은 우진의 골칫거리인 ‘남편’ 매티아스였다. 해가 중천에 뜬 지 언젠데 지금 겨우 일어난 것이다. 커피 테이블에 양반 다리를 하고 공부를 하고 있던 우진은 집중이 깨져서 화를 냈다.
“왜, 가짜 결혼이니까 가사는 분담하자며? 어제는 내가 했으니까 오늘은 매티아스 퀸시 에번스, 네 차례다.”
우진은 못마땅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시하면서 매티아스를 노려봤다.
“집 다 타서 홈리스 될 신세 구해 준 게 누군데?”
“갑자기 친절함을 베푼 너?”
“내 와이프니까 챙겨 준 거지.”
“네가 가짜 결혼이라며?”
“난 결혼 사기 칠 마음 없다. 섹스리스 부부라고 하자.”
“누가 와이프한테 소파를 내주냐? 우리가 결혼식 후 키스를 했냐, 손을 잡았냐?”
“소파가 어때서! 편하기만 하구먼! 소파 베드가 어때서!”
“갑자기 모르는 척하지 마! 페브리즈 아니었음 쓰레기통인지 아닌지 구분 못 했다고! 그리고 왜 스튜디오에 침대랑 소파랑 둘 다 두는데!”
사실 매티아스가 몰래 자신의 프랫에서 꿍쳐 온 거였으나 그걸 모르는 우진은 매티아스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날 밤은 아예 바닥에서 자게 하더니 다음 날 어느샌가 소파 베드가 하나 떡하니 있었다. 거기서 자라고, 내 와이프는 내가 챙긴다고 으스대는 매티아스가 아니꼬워 보였다.
“오호라, 네 스스로 와이프라고 했구나! 만약에 우리가 섹스해도 네가 깔리는 거다!”
“말 바꾸지 말고 닥쳐, 새끼야! 내 안에 넣고 쌀 때까지 내가 네 와이프라는 끔찍한 소리는 하지 마!”
그래도 어느 순간 열심히 오믈렛과 토스트를 만들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