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세라프와 벨페고르가 달콤한 허니문을 떠난 뒤,
혼자 여유를 즐기던 ‘기사’ 아비고르는
총격을 당하던 남자를 얼떨결에 구하게 된다.
“난 펜리르. 흐로드비트니르의 보스야.”
아직 앳된 티가 나지만 리더의 품격을 가진 뒷세계의 보스, 펜리르는
전투 경험이 많은 아비고르를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몸을 대가로 항쟁에 참가해줄 것을 의뢰한다.
펜리르의 필사적인 모습이 귀엽기만 한 아비고르였지만,
자꾸만 빼앗기던 시선은 걷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변모하는데…….
《악마의 애인》의 후속, 벨페고르의 능글맞은 기사 아비고르와
어쩌다 그에게 붙들린 순진한 마피아 보스의 러브스토리.
“키스해 줄래?”
“뭐?”
“몸으로 지불한다며~? 그러니까 보스가 키스해 줘.”
미소 지으며 손끝을 내밀어 붉어진 펜리르의 뺨을 어루만진다. 싱그러운 뺨을 슬쩍 찌르자, 재촉이라고 여겼는지 펜리르가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움찔 떨리는 속눈썹이 애처롭다. 긴장으로 호흡까지 멈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하지만 아비고르는 제지하지 않았다. 농담도 건네지 않는다. 그런 짓을 해봤자 젊은 보스가 납득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했다.
“…….”
둘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 윤곽이 흐려질 만큼 지근거리, 상대방의 체온마저 느껴질 만큼 가까운 곳에서 펜리르가 몸을 떨었다.
하지만─이미 각오를 했으리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말캉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에 닿자 아비고르는 기특한 마음에 눈에서 힘을 풀었다.
“음…….”
그저 맞붙었을 뿐 움직이지 않는 입맞춤. 펜리르의 경험 유무는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라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작 이 정도 접촉에도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지는 상상할 것도 없으리라.
아비고르는 살짝 입술을 벌리고 유혹하듯 혀를 내밀었다. 미끈거리는 감촉이 입술 표면을 덧그리자 펜리르의 몸이 깜짝 놀란 듯 경직된다.
‘귀엽네…….’
웃음이 나올 것 같다. ……물론 속으로만 중얼거리며, 아비고르는 성급하게 굴지 않고 수차례 펜리르의 얇은 입술을 할짝거렸다.
“으, 읏…….”
“음.”
살짝 떨며 벌어진 틈 사이로 붉은 혀가 힐끔 보인다. 그것도 부드럽게 핥자 맞닿는 혀끝의 감촉에 숨을 삼킨 펜리르가 얇은 눈꺼풀을 뜨고 아비고르를 확인하더니, 꾹 눈을 감았다.
이 이상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슬슬 어른의 양식을 발휘해 그만두자고 아비고르가 생각한 순간, 입맞춤이 별안간 깊게 맞물렸다.
아비고르의 입안에 숨어든 미지근한 혀가 주뼛거리며 비비적대자 쾌감이 느껴진다기보다는 간지러웠다. 터질 것 같은 웃음을 꾹 참으며, 아비고르는 한동한 펜리르가 하는 대로 몸을 맡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