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는 요즘 연인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사귄 지 10년. 속궁합도 좋고, 함께한 세월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연인.
큰 다툼도 없이 평탄하게 사귄 우리에게 이별은 여름의 눈처럼 찾아올 일 없는 객인 줄 알았다.
감정이 식은 것은 아니다.
둘 중 하나가 다른 이에게 눈길을 돌린 것도 아니다.
그저 네가 그리는 꿈에 내가 어울릴 수 없게 된 것뿐이다.
“마중 나왔어.”
그러나 너의 다정한 얼굴을 보면 차마 헤어지자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엉기고 혀는 빳빳해진다.
이대로 너에게 안주하고 싶어질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시작이라도 해야 한다. 멀어지는 연습을.
최우진을 위해서라면 더더욱.
* * *
“최우진 걔, 두 달 정도 뉴욕으로 출장 나간대.”
“어?”
고장 난 로봇처럼 멍청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눈이 휘둥그렇게 커졌다.
이현이가 놀란 나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이참에 기회로 생각해. 두 달간 떨어지는 게 힘들다면, 너 걔랑 헤어지면 백퍼 힘들 테니까."
두 달.
이상하게 이별보다 더 먼 듯한 어감이다. 우린 한 번도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
멀어지려는 내게 천운처럼 주어진 기회일 텐데도 기분이 이상했다.
고작 두 달 가지고도 이런데, 내가 정말 너에게 이별을 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