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맙소사, 어떻게 저 인간이 이 집에!’
그는 바로 이주 전 그녀를 실직수당도 못 받고 회사에서 잘리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런데 저 자가 어떻게 여기에? 설마 이 집 아들이라는 건 아니겠지? 소이는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아니, 아니야! 그럴 순 없어! 절대 그래서도 안 되고!’
아아, 그래.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친구네 집에 놀러온 걸지도 몰랐다. 아니면 친척이거나. 무엇보다 월 삼십 만원에 먹고 자는 하숙생일 가능성이 가장 컸다. 웬걸, 전혀 웃기지 않았다. 마치 유머감각이 송두리째 도려내진 기분이다.
안소이 (26). 평생 유순하고 착하게 살아온 그녀, 성질 재발견하다.
도련님, 입주 가정부도 사람이거든요? 야, 이인성. 가정부도 사람이라고!
인성은 자기 집 거실에 서 있는 여자를 알아보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보험판매원, 내지는 학습지 선생님이 방문한 줄 알았다. 화장품 판매원도 좋고. 아무튼 그 여자만 아니면 상관없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 여자다. 얼마 전 그에게 퇴짜 맞고 울먹울먹하며 꽁지 빠지게 도망간 여자. 집은 어떻게 알아가지고. 아주 지긋지긋했다.
인성은 단숨에 거실을 가로질렀다. 그녀는 움찔하며 시선을 피했다.
“당장 나가.”
“네? 왜…… 왜요?”
인성은 기가 막혔다. 당황하며 이렇게 묻는 그녀의 얼굴이 어찌나 순진했던지. 그녀는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준다는 말도 믿을 여자로 보였다.
이인성 (30). 성질 더러움. 본인도 알고 있음. 딱히 고칠 생각도 없음.
사람 유치하게 만들지 말고 딴 데 가서 알아봐. 주제에 감히 형을 넘봐? 어림없어!
*본문 중에서*
어이쿠야, 그녀가 어제 입었던 정장을 또 입고 나타나셨다. 그의 옷차림은 어제보다 멋들어졌고, 구두도 어제와 달랐다. 이 단벌 숙녀 가정부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인성은 그녀가 참 측은히 여겨져 오늘만큼은 큰 소리 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그는 차분하고 은근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화장이 진하다?”
“어떻게 맨얼굴로 나가…….”
소이는 최대한 나긋나긋하게 대답했다. 정성껏 공들여 한 화장을 그가 저번처럼 뭉개 버릴까 걱정이 됐던 것이다. 그는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고 시선을 아래로 가져갔다.
“치마가 짧다?”
“어제랑 똑같은 옷인데?”
“내 말이. 근데 어제보다 확실히 짧아.”
그는 손가락으로 턱을 살살 문질렀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혹시 너 치마 접어 올린 거 아냐?”
그의 손이 허리로 쑥 들어왔고 소이는 비명을 질렀다.
“꺅! 미쳤어? 지금 어디에 뭘 집어넣는 거야! 빨리 빼! 빨리 안 빼?”
“가만있어. 누군 넣고 싶어서 넣는 줄 아나!”
그는 그녀를 차 있는 쪽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정말 ‘순수하게’ 허리만 더듬었다. 말랑말랑 부드러운 감촉이 손안에 느껴졌다. 당연하지, 지방이 딱딱하면 이상하잖아. 그러는 동안 그녀는 낑낑대며 그의 손을 잡아 빼려 애썼다. 어림없다.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이 상태로 세계일주도 가능했다. 그는 벌겋게 달아올라 식식거리는 그녀를 자못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바라봤다.
“이상하네…… 접은 것도 아닌데 왜 더 짧아진 거 같지?”
그는 속으로 ‘왜 더 야해졌지?’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