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어느 날 지윤과 재진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 그리고 십 년 뒤의 뜻밖의 재회.
재회와 함께 맞닥뜨린 사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차츰 밝혀지는 음모와 비리들. 더불어 지윤과 재진이 공유하고 있는 아픔과 그리움, 깊은 사랑.
그래도 사랑한다면 이해 못할 것도, 용서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걸 지윤과 재진의 사랑을 통해 느껴 보시기를…….
-본문 중에서ㅡ
“지금 질투하는 거지?”
“흥, 질투는 개뿔. 아니거든, 네가 늦게 온 이유를 물으니까 난 대답한 것뿐이야.”
속내를 들킨 것 같아 지윤은 아니라는 듯 시치미를 떼며 턱을 치켜들었다.
“오, 그러셔. 그런데 어떡하나? 내가 보기엔 이건 분명 질투 같은데, 정말 아니야? 아님 말고. 하하하.”
재진이 놀리듯 말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지윤도 덩달아 환하게 웃었다.
“클럽 책임자로서 정진희 씨를 병문안 가야만 했었어. 그때 정 의원을 만나게 되었고, 아버지 주선으로 원치 않는 선도 봤었지. 그걸 빌미로 오늘 그들이 내 병문안을 온 것이고, 그게 다야.”
지윤은 재진이 정말 아무 의미도 없다는 듯 얘기하자 팔짱을 풀며 볼멘소리로 투덜거렸다.
“뭐? 그게 다라고? 서로 병문안을 오고가고 거기다 맞선까지 봤는데 어떻게 그게 다 일 수 있어? 난 이해가 안 돼.”
지윤이 샐쭉한 표정으로 질투한다. 재진은 슬그머니 입술을 뚫고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지금 지윤이 질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마냥 예뻐서 재진은 그녀를 약 올리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응, 그게 다야. 그럼 넌 뭐가 더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음, 그럴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얼핏 내 감각 스위치를 터치하고 지나가는 걸로 봐서는, 이제 너 보러 안 와도 되겠네. 너 병문안 와 줄 여자도 있으니까. 나, 갈게. 몸조리 잘해.”
지윤은 아주 담백한 표정으로 등을 돌렸다.
“이지윤! 네가 이 병실에서 한 발자국 떼는 순간, 내가 하는 행동 책임 못 진다. 그것만 알아둬. 시범 삼아 한 발자국 떼보시든가.”
너무도 진지한 표정과 재진의 그럴싸한 작은 협박에 지윤의 입술 사이로 쿡쿡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흥, 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알고. 아이, 궁금해. 강재진이 책임 못질 어떤 행동을 할지 말이야, 후훗.”
지윤의 깜직한 도발에 가만있을 재진이 아니었다. 재진은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지윤을 번쩍 안아 들어 침대에 눕혔다.
“아앗!”
재진은 위에서 지윤을 내려다보며 달콤하고도 관능적인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날 도발했겠다. 이지윤, 책임져야 할 거야.”
재진은 숨이 멎을 만큼 감미로운 보이스로 속삭이며 두 손으로 지윤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재진의 행동에 그녀의 심장이 통제를 잃고 날뛰기 시작했다. 지윤은 숨 가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재, 재진아.”
“왜 이제야 겁이 슬슬 나나 보지. 그런데 어쩌나? 남아일언중천금인데,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남자가 아니지. 안 그래?”
그랬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재진은 그가 내뱉은 말은 꼭 실천을 하고야마는 아주 건실한 남자였다. 그걸 지윤은 한동안 잊고 있었다. 지윤은 그녀에게로 점점 다가오는 재진의 눈을 마주 보았다. 그의 뜨거운 갈망이 고스란히 녹아든 눈동자에서 그녀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해놓은 채 재진의 입술이 점점 내려오고 있었다. 두 입술이 맞닿으려는 찰나 재진의 허스키한 음성이 몽롱한 정신 사이로 들려왔다.
“이 바보야, 안 보이니? 어떻게 하면 너의 마음을 한순간이라도 내게 붙들어 둘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내 모습이. 내 눈에는 너만 보이고, 내 마음은 너로 온통 꽉 차 있는데 어떻게 너는 그런 나를 두고 간다고? 어림없는 소리, 내가 그랬지. 우린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고. 지금 이 순간, 너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줄 거다. 죽어서도 잊지 못하게.”
어느새 지윤의 눈가에 차오른 눈물이 흘러내렸다. 재진이 그녀를 이렇게까지 마음에 담고 있는지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의 갑작스러운 고백이긴 했지만 그녀의 마음에 남은 한 점의 의혹조차 날려 버릴 정도로 진실했다. 지윤은 흐릿한 시야 사이로 보이는 재진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당겨 입 맞추었다.
“미안해, 다시는 너 두고 간다는 말, 안 할게. 죽어서도.”
지윤의 맹세에 재진은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입술로 닦아 주면서 점점 입술 근처로 가까워져 갔다.
“울보 딸 낳으면 안 되는데, 그래도 난 딸이 좋아.”
“뭐? 지금 프러포즈하는 거야? 이건 무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