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도준은 진우와의 첫 만남에서 그에게 생전 느껴 본 적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보고자 진우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 도준과 달리 진우는 자신과 다른 세계에 속한 도준을 피하고만 싶다.
그러나 왜인지 도준은 별 볼 것 없는 진우의 일상에 자꾸 파고든다. 끊임없이 얽히는 관계는 결정적으로, 기숙사에 합격하지 못한 진우에게 도준이 기숙사를 제공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예상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본문 중] “너 진짜 베타 맞아?” 녀석에게 징그럽게도 많이 들었던 질문이 고막을 타고 들어오자마자 머리를 닦고 있던 수건을 그쪽으로 냅다 집어 던졌다.
얼굴을 조준해서 던진 수건이 그 잘난 낯짝을 가려 주기를 바랐지만, 녀석은 얄밉게도 아무렇게나 날아간 수건을 가뿐히 잡았다.
그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수건을 코로 가져가는 녀석의 행동은 나를 더욱 열 받게 했다. “새끼가 진짜!” 그 모습에 기겁해서 소리를 지르니 오만하고 능글거리는 뻔뻔한 웃음기를 가득 담고 휘어진 눈매가 보였다. 단전에서부터 열이 끓었다.
“근데 왜 이렇게 단내가 나냐고, 방 안에, 수건에서도 나네. 나랑 하고 나서 더 심해진 건가?” “시발, 그걸 내가 아냐! 네놈 코가 좆같은 거니까 병원이나 가 봐.” “예민하게 굴지 좀 말고, 솔직히 말해 봐. 너도 나랑 하는 거 좋았지?”
웃는 눈빛이 불손하게 변했다. 더 대응해 줄 필요도 없었다.
나는 고막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끌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신경질적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에서 물기가 똑똑 어깨 위로 떨어지는 게 느껴졌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어차피 머리는 금방 마를 것이고, 무엇보다 지금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