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아포칼립스물/ 현대물/ 다정공/ 순정공/ 호구공/ 사랑꾼공/ 예민수/ 지랄수/ 쓰레기수 /능력수/ 시간 빠르네. 그사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변했는지 그 속도에 멀미가 날 정도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시체 머리통이 굴러다니던 이곳에 양계장 같은 게 생겼다니. 고속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백신에 대한 소문은 담쟁이넝쿨 퍼지듯 번졌고 도시 이곳저곳에서부터 사람들이 알아서 모여들었다. 이런 작은 희망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듯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서울은 놀랍도록 빠르게 정상화되었다. “너 변했어.” 준의 왼쪽 볼이 살짝 굳었다. “내가 전에는 어땠는데?” 처음 만나던 날의 준을 떠올렸다. 칙칙한 하늘도 파랗게 보이게 할 만들 만큼 맑은, 소년 같은 사람. 그때의 준은 질투가 날 만큼 생기를 간직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망해버린 도시라서 그 빛은 더더욱 튀어 보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켜주고 싶은 순수한 영혼?” 내 말에 안 그래도 굳어가던 준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나 그런 거 하기 싫은데.” “변태라며. 맨날 나보고 변태라고 하면서 왜 진짜 변태가 될 기회를 안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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