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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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학기 중간고사.
전교 267등이었던 문규진이 전교 1등을 차지했다.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던 나를 제치고.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는 와중에,
“다음엔 네가 꼭 1등 했으면 좋겠어.”
“…….”
“너만 괜찮으면, 내가 도와줄게.”
새로운 전교 1등이 이상한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다.
***
“뭉규진.”
고개를 들자 문규진의 웃는 낯이 시야 한가득 들어왔다. 어찌나 환하게 웃는지 천장의 형광등이 문규진에게만 빛을 쏴 주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반면 지나가는 애들의 안색은 흙빛 그 자체였다.
“가서 소시지 빵 사 와.”
“응.”
“아니, 사 오지 마.”
나는 냅다 뛰어가는 문규진을 불러 세웠다. 시험 삼아 해 본 말인데 녀석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 말을 따랐다. 심지어 더 시켜 보라는 듯 눈을 반짝이는 중이었다.
문규진은 전생에 착한 개였거나, 우리 집 노비가 아니었을까.
“너 점심시간에 축구하지.”
“응.”
“하지 마. 시끄러워서 방해돼.”
“안 할게.”
“우리 반에 찾아오지도 말고, 전화도 하지 마.”
대답이 없어 멈춰 섰으나 따라오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자 우두커니 선 문규진이 보인다. 너무 많은 걸 요구했나 싶어 눈치를 보다가, 이번엔 내가 문규진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럴수록 더 세게 나가서 녀석의 본심을 파헤쳐야 했다.
“왜 대답이 없어. 나 도와준다며.”
“…….”
“오늘부터 공부도 하루에 두 시간만 해. 그게 나 도와주는 거야.”
“그냥 안 할게.”
“뭐?”
“공부, 아예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문규진은 태연한 얼굴로 정신 나간 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