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여기서 더 가면 섹스 파트너밖에 안 돼. 그런 지저분한 관계는 여자가 더 손해일텐데.”
“상관…… 없다면요?”
그녀의 말을 이해 못 했다는 듯, 승건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런 지저분한 관계, 제가 상관없다면 하실 건가요?”
승건은 난감하다는 듯, 묘한 웃음을 흘렸다.
“좋아하니까요. 이사님을.”
벌써 두 번째 고백이었다.
골목길에서 했던 고백보다 더 긴장되고, 더 간절했다.
“좋아하는 사람의 섹스 파트너를 자처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제가 좋아하니까…… 상관없어요.
그러다 저를 좋아해주신다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기꺼이.”
[미리보기]
“거기 서서, 가운 벗어봐.”
웃음기가 싹 빠진 명령형 어조. 거기다 처음으로 듣는 그의 반말.
그제서야 그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
“불이라도 끄고…….”
가운의 끈을 단단하게 쥔 채 말을 흐리자, 승건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럼 벗으라고 한 의미가 없는데?”
그는 와인 잔을 든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냥 벗으라는 뜻이었다.
수빈은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대낮처럼 밝은 방의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
여기서 옷을 벗으라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겠다는 뜻이었다.
그의 의도를 알아채자 수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얼굴을 붉혔다.
“왜. 부끄러워?”
“……네.”
“그게 부끄러우면 섹스는 어떻게 하려고.”
“…….”
“후회,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
모든 것은 그녀의 선택이었다.
그는 수도 없이 의견을 물었고, 이 방도 자신의 발로 걸어왔다.
부끄럽고, 긴장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제안한 밤이었고, 스스로의 의지였다.
그를 거부한다는 결론 따위는 전혀 없었다.
“안 해요, 후회.”
그녀는 마치 자신에게 말하는 듯한 대답을 하며,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
*
“침대 위에서 튕기는 거, 매력 없어.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는 말해야 할 거야. 꺼져. 혹은……”
“…….”
“쑤셔주세요.”
늘 교양있어 보이는 승건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말이었다. 그런 음탕한 말을 제 입으로 내뱉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꺼져, 라는 말은 결코 하고 싶지 않았다.
수빈은 그를 올려다보다, 스르륵 눈을 감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쑤, 쑤셔주세요.”
수치스러움과 부끄러움에 몸에 불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움직이는 동시에 수빈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몸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솔해
-출간작-
썸앤쌈
내가 사는 세계
파트너
혀끝에 갇힌 말
리버스 와이프
스틸 유 (Still you)
벗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