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 키워드 : 캠퍼스물, 동거, 첫사랑, 재회물, 울보공, 대형견공, 헌신공, 동정공, 연하공, 짝사랑공, 상처공, 존댓말공, 자낮공, 미남수, 다정수, 적극수, 연상수, 직진수, 얼빠수, 앞문란수, 대학생, 구원, 애절물
“그럼, 내가…… 데리고 갈까요?”
비 오는 날 술에 절어 뒹굴던 홍지온이
손을 뻗어 온 낯선 이의 물음에 고갤 끄덕인 건
그 체온이 무척 뜨거워서였을까.
한데 그렇게 갑자기 인생에 끼어든 진우조가
병원비를 내 주고, 도우미까지 해 준다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듭된 호의를 베풀자
지온은 혼란을 느끼면서도 그를 집 안에 들인다.
그리하여 얼떨결에 시작된 두 사람의 동거.
근데 진우조 이 녀석, 보통 수상한 게 아니다.
다른 이에겐 경계심이 무척 높은데도
그에겐 뭔가 해 주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어느 날 장난처럼 툭 던져진 질문이었다.
“너 나 좋아해?”
그때까지만 해도 지온은 몰랐다.
설마 그 말이 두 사람 사이의 둑을 무너뜨릴 줄은…….
“키스를 하거나 섹스를 하고 싶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지?”
“…….”
“왜 대답 안 해?”
“……그냥 같이 있는 동안 혼자서 조용히 좋아할게요.”
▶잠깐 맛보기
“제가 여기 있는 동안은, 나가서 자지도 말고 누구 데려오지도 않으시면 안 될까요.”
“음…….”
“돈도 필요 없고 매트리스도 필요 없으니까, 그것만요.”
우조의 얼굴이 퍽 간절했다.
“제발요.”
비단 옆자리를 본인이 채우겠다고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주제넘게도 지온에게 아무하고도 체온을 섞지 않을 것을 간청하고 있었다. 대체 왜? 그를 빤히 보던 지온의 얼굴에 장난기가 떠올랐다.
“그럼 섹스는?”
우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지온은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아 냈다.
“꼭 박아야 해요?”
“응……?”
“아니면 제가 빼 드릴게요. 손이나, 아니면 입으로.”
뭐……?
“선배 눈 감고 있으면, 모를 거 아니에요. 여잔지, 남잔지.”
“장난해?”
“아니요.”
네가 박히는 선택지는 없냐며 더 놀릴 수도 있었지만 그런 장난이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뒤늦게 깨달은 지온이 깁스한 팔로 우조의 가슴팍을 퍽 쳤다.
“옆에서 자면 안 돼요? 조용히 잘게요. 팔도 열심히 주물러 드릴게요. 아침에도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서 깨울게요! 그리고 아침에 발기하면 제가 바로…….”
“그만! 뭐라는 거야. 장난이었으니까 꺼져.”
지온이 우조의 이마를 밀어냈다. 커다란 몸이 순순히 밀려났다. 지온은 우조를 밀어내고 소파에 앉았다. 후끈한 열기가 멀어지자 제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네가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 주는데, 나도 상도덕이라는 게 있는 놈이거든? 사람을 무슨 발정 난 짐승 취급 하고 있어.”
“…….”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안 지 얼마나 됐다고.”
우조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대답 대신 주인 잃은 강아지같이 눈치를 보며 몸을 말았다. 그렇다고 커다란 덩치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귀와 꼬리가 달렸다면 분명 축 늘어졌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사람 마음 약해지게…….
“한 침대에서 잔다고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승낙이었다. 지온이 눈을 흘기며 장난스럽게 말하자 우조가 활짝 웃었다. 들뜬 얼굴이었다.
“해도 티 안 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