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렇겠지.”
대꾸하는 현조에게서 역력한 짜증이 묻어났다.
그러나 실은 거짓된 제스처였다.
매끄러운 발등이 미치도록 고와서 그에게 극단의 자제력이 필요했다.
여자의 발등에 눈이 돌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커다란 충격을 선사하는 중이었다.
고개를 숙여 한정서의 발가락을 물어 버리고 싶다는,
피가 끓듯 일어나는 괴상한 충동 때문에.
***
“한심하긴.”
부러 더한 말로 유치한 가면을 쓰려는데, 정말 삐친 듯 와락 인상을 쓰는 그녀였다.
“그래 나 한심해. 한심해서 매번 이 모양 이 꼴이지만… 너만 철든 척, 고상한 척하는 거 그만하지. 그렇게 철들어 봤자 너도 되게 매력 없어. 샌님, 꽁생원, 잘해 줬다가도 기분 안 내키면 전화 안 받고 그러는 거, 너도 쩨쩨해. 알아?”
정서가 퉁명스럽게 말을 쏘았다.
“네가 그렇게 나를 잘 알아?”
내내 위험을 감지하고 있었다. 되묻는 현조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어.”
그러나 눈치 제로.
그녀 역시 지금은 꽤나 성이 난 걸 어필하며 호기롭게 대답했다.
“틀려. 한정서.”
현조의 음성은 싸늘했다.
“못 왔을걸. 술 마시고. 이런 식으로.”
화가 난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화가 난 걸까.
“왜. 지금이라도 당장 쫓아내고 싶니?”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괜스레 농담을 가장하며 정서가 되묻자,
“아니. 이젠 생각이 바뀌었어.”
현조가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