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렇게 만나기도 하네?”
예기치 못한 만남에 그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자그마치 9년 만이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으나, 가진 것이 없단 이유로 저를 처참하게 버리고 떠났던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은.
“내게 그런 운이 있었다는 걸 차혜서와 헤어지고 난 다음에 알았거든. 그래서 늘 고마워하고 있었어. 그때 그렇게 버려 주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 진창 속을 헤매고 있을 테니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그녀 때문에 겪어야 했던 분노와 좌절, 그리고 끓어오르는 질투와 독점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섭게 널을 뛰는 저와 달리 그녀는 작정하고 속을 긁어 놓기라도 하려는 듯 무심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얼만데?”
9년 동안 아무리 애를 써도 절대 아물지 않던 상처가 잔인한 본성을 한껏 끌어 올렸다.
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히며 던진 목소리는 더없이 감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