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리는 종이 다르니 서로에게 발정할 일도 없고, 너는 온순하고 착하니 함께 지내도 될 것 같아. 어떠니?”
소년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화도 퍽 잘된 일인 것 같았다. 우선 살쾡이들은 사냥에 능했다. 수영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다.
‘이제 고기도 먹고, 물고기도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소화는 어미에게 제대로 배우질 못했기에 사냥에 서툴렀다. 대체 고기를 먹은 게 언제쯤인지 가물가물했다. 그런 제게 날렵한 살쾡이 친구 한 명쯤 있으면 퍽 든든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좋아요. 주인님과 함께라면….”
“그 호칭부터 바꿔야겠어. 주인님이 뭐니? 소화라고 불러.”
“소화.”
“그래, 훨씬 듣기 좋아. 나는 그럼 너를… 으음.”
제 근본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데 이름이라고 알 리가.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
“도휘.”
아무것도 모른다던 소년은 똑똑히 제 이름을 말했다.
“도휘라고 불러 주세요.”
***
“걱정 말아요. 이럴까 봐 내가 다 배웠으니까.”
둘 다 맹꽁이같이 헤매면 안 되지. 도휘는 자신의 선견지명에 박수라도 쳐 주고 싶었다.
“기분이… 좋대?”
“좋아서 까무러친다던데.”
“무어?”
까무러칠 정도로? 호기심 어린 시선이 그를 좇았다.
여우의 호기심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진 절대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도휘의 입술이 보기 좋게 치켜 올라갔다.
“그럼… 언제 끝나는 건데?”
“나도 싸고, 당신도 싸면 끝나는 거예요.”
“어, 어디에 싼단 말이야?”
혼란에 빠진 소화가 퍽 귀여워 도휘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
갸름한 턱을 만지작대던 그가 그녀의 입술과 코, 동그란 눈과 눈썹을 차례로 응시했다. 짙어진 시선에는 제 암컷을 향한 숨길 수 없는 욕망이 묻어났다.
“내 얼굴에 싸요.”
귓바퀴를 간지럽히던 그가 고개를 가까이 하곤 속삭였다.
“나도 처음은 꼭 당신 얼굴에 싸고 싶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