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제명(除名) 중조산(中條山) 깊숙한 곳. 새벽 안개가 일어나 중조산의 험준함을 감추고 있을 때였다. 스슥! 관음봉(觀音峰)이라 불리는 봉우리에서부터 주천봉(柱天峰)이라는 거봉(巨峰)을 향해 푸른빛 인영 하나가 날아들었다. 유성이 낙하하듯, 한 번 신형을 꿈틀거릴 때마다 삼십여 장씩 거리가 좁혀졌다. 멀리서 본다면 푸른 선이 안개를 가르며 나아가는 듯할 것이다. 푸른빛 유삼을 걸친 자, 그는 두 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막강한 진원지력(眞元之力)만으로 몸뚱이를 섬전(閃電)같이 폭사시켰다. 강호상에 절전되었다는 등천비공(登天飛空)의 운신술이 아니라면 그렇듯 빠르게 신형을 날릴 수 없을 것이다. 나이 이제 서른 남짓에 관옥(貫玉)같이 흰 얼굴, 유난히 아름다운 두 개의 검미(劍眉), 꽉 다문 입술이 범접을 불허하는 용모였다. '노독마(老毒魔)! 내가 집을 비운 사이 그런 만행을 저지르다니....... 너의 일가(一家)를 몰살시켜 한을 풀리라!' 청삼인의 눈은 불그레한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혈안(血眼)의 대장부(大丈夫)! 대체 어떤 한이 있기에 눈에 핏발을 드리우고, 주먹을 움켜쥐고 새벽 안개 속을 꿰뚫고 달리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