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음탕한 년. 신녀 주제에 날 사내로 여기고 있질 않느냐?
내가 질릴 때까지. 너는 못 죽는다.
“벗어라.”
들려온 목소리에, 서하는 온몸에 오한이 지나는 걸 느끼며 반사적으로 담견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그와 함께 그녀의 눈이 부풀었다.
그녀는 꽤 오래도록 담견을 올려다보았다. 그 사이 눈물은 더 많이 고였지만 그녀는 끝내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피가 날 정도로 세게 입술을 깨물어 온 힘을 다해 참다가, 담견에게서 시선을 치워 버렸다.
“안 벗나? 네가 벗지 않으면 네 잘난 백성들이 죽는다, 신녀야.”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또 한 차례 피의 꽃이 날렸다. 코에 진득하게 붙어 오는 혈향에, 서하의 정신이 혼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