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0년 전에 만났던 그가 다시 나타났다.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는 내게 무턱대고 손을 내밀었다.
모두가 내 손을 놓아버린 지금, 그의 손을 잡는 것이 망설여지면서도 고맙다.
난 죽으려고 했고 그는 날 살리려고 했다.
난 도망치려고 했고 그는 날 기다리려고 했다.
10년 전 손을 내밀었던 내가 이제야 그의 손을 잡는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사랑을 위해서.
-본문 중에서-
“타기나 해. 문 열어 줘?”
멍한 얼굴로 멀뚱멀뚱 서 있기만 하자 운전석에 타려던 아저씨는 구시렁거리며 나를 끌고 보조석 문을 열었다. 어깨를 눌렀던 가방을 사뿐히 받아 주더니 손바닥으로 좌석을 가리켰다.
“타세요, 아가씨.”
“어디서 훔친 건 아니죠?”
“아는 분께 부탁해서 좀 가져다 달라고 했어. 차는 엄연히 내 거라고.”
꽤나 고급스러운 차 안은 편안했다. 자연스레 등을 기대자 마음이 편안했다.
“아저씨, 꽤나 능력 있나 봐요. 백수 주제에.”
“어허, 나 그렇게 쉽게 보지 마.”
“그렇게 보이는 걸 어떡해요.”
“너 한 번 이 어두운 곳을 걸어 볼래?”
“것도 나쁘진 않고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리려는 나를 아저씨는 안전벨트로 막으며 너무 도도하다고 구시렁거렸다. 나는 어느새 그런 아저씨를 놀리는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갑작스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생각은 금물이라고 했다.”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할 때마다 아저씨는 빠르게 눈치 채고 나를 잡아끌었다. 멈추지 말고 움직이라고 일깨워 줬다.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입술을 물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무서웠다.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었다. 홀로 설 자신이.
“어디로 모실까요, 아가씨? 이제 바다는 좀 지겹지 않니?”
“모르겠어요.”
“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까?”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그럼 우선 하고 싶은 일부터 생각해 봐.”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운전하는 아저씨를 옆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살고 싶어지고 살고 싶어지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저절로 떠오를 거야.”
“…….”
“어렵게 생각하지 마. 도와줄게, 뭐든.”
“믿을 수 없어요. 어떻게 믿어요? 모두 날 버렸는데 내가 누굴 믿을 수 있겠어요?”
“그래도 믿어야 해. 넌 살아야 하니까.”
“사는 게 뭐 그리 중요해요? 나는 살고 싶지 않은데?”
“나는 네가 사는 게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