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소심남 최이경
테이블 아래로 빨간 플랫슈즈가 보였다. 그녀였다.
온도, 습도, 햇빛, 날씨, 기분, 노래가 완벽한 날. 그녀가 내 일상으로 걸어 들어왔다.
“고맙습니다.
언제나 고마웠습니다. 당신의 정성이 고맙고, 그 안에 담겨있는 사랑이 고맙고, 나에게 보내는 그 마음이 고맙습니다. 이제라도 이 마음을 표현하게 되어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벽 사이에 낀 곰팡이보다도 못한 존재였던 나를, 당신이 사랑하는 최이경으로 만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 먼지보다도 못했던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인, 내 꿈에 나타나 주어서 고맙습니다. 내게 걸어와 주어서 고맙습니다. 내 이름을 불러주어서 고맙습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당신을 만난 2년 동안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짝사랑녀 이제인
잘생기고, 키도 크고, 옷도 잘 입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남자가 내 주위에서 얼쩡대고 있다. 스토커인지, 오타쿠인지, 변태인지. 내가 카페라떼를 좋아하는 것도,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다.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 사실만 모른다.
“이 남자가 날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말아야지. 빛나는 연애가 시작될 것 같다는 희망도 갖지 말아야지. 이 남자에게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말아야지.
소개팅에 나가야지. 멋진 남자를 만나야지. 최이경보다 더 잘생기고, 더 키 크고, 더 멋진 남자 만나야지. 같이 영화보고, 같이 밥 먹고, 잘도 떠들다가 와야지. 애프터도 꼭 받아내고 좋아한다는 고백도 듣고, 데이트도 하고, 사귀고 결혼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