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닿을 수 없게 먼 사람이던 그가 어느새 그녀의 위안이 되고, 피난처가 되고, 사랑이 되어 있었다.
날카로운 두뇌의 소유자. 잘생기고 강인하고 냉정하며 재력과 권위로 자신을 무장하고 있는 파워맨 황태원에게 상처투성이 백조 최수완이 날아온다. 불과 이틀 밤을 함께 했을 뿐인데 그에게 갈망을 끌어낸 여자.
그때부터였다. 남자의 지키는 사랑이 시작된 것이…….
화려함 속에 상처를 감춘 채 질곡의 삶을 살아온 디바 최수완에게 있어 그는 가진 것 많고 흠결 없는 종족. 고통을 모르고 해악에 처해 본 적도 없으며 자기가 가진 세계를 위협당해 본 적도 없는, 재수 없게 완벽해 이기적인 종족이어야 했다. 그래야 이 무결해서 오히려 평면적인 남자를 상대하기 수월할 테니까.
하지만 그는 거의 그녀만큼이나 음습한 비밀을 간직한 사내였다.
“시험 기간이야.”
“뭐라고요?”
“널 곁에 두지 않고도 살만한지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 우린 여기서 주말을 같이 보낼 거야. 섹스하고, 잠자고, 밥 먹고, 모든 걸 함께 할 거야. 그래, 부부 같을 수도 있고, 애인 같을 수도 있겠군.”
태원은 타월을 거부한 채 사납게 눈을 치켜뜨고 있는 그녀를 무시하며 다른 타월로 제 몸에 묻은 빗물을 닦아냈다.
수완은 이 망할 사내가 외계인이라도 되는 듯 황당하게 쳐다보았다.
“미쳤군요. 기껏 섹스의 가치나 재려 이 시간을 허비해요? 난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차 불러줘요. 가야겠어요.”
“아직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네 마음은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기껏 섹스의 가치나가 아니지. 난 네게 품었던 내 감정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거야. 그게 진실인지 환상인지.”
쿵, 가슴으로 곤두박질치는 말에 수완은 주춤했다.
그가 느릿하게 덧붙였다.
“고작해야 2박 3일이야. 지루해도 견디라고. 날 위해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