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숙맥이죠?” 당연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는 강우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말투에 재희의 눈이 점점 옆으로 가늘게 찢어졌다. 어처구니없는 질문도 그렇지만, 이런 대화를 나눌 만큼의 친밀함이 털끝만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이봐요, 내가 정말 히포…….” “알아요, 알아. 그놈의 히포크는 더럽게도 찾아대.” 귀에 딱지가 앉기라도 했다는 듯 강우는 손가락으로 귀를 후벼 파며 재빨리 재희가 할 말을 가로챘다. “뭐라고요?” “됐어요, 됐어. 빨리하고 밥이나 주세요. 배고프니까.” 지독한 놈. 물 빠진 놈 구해줬더니 정말 저놈은 보따리 내놓으라 하고 있었다. 그냥 모른 척 놔두고 왔어야했던 것을……. 변태려니 생각하며 그대로 멀어지고 말았어야 했던 것을……. 10분 넘게 운전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한겨울 동태가 되어 얼어 죽든 말든 상관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생각할수록 후회가 새록새록 자라나 재희는 그를 째려보며, 눈언저리 있던 상처에 반창고를 대고 일부러 꽉 눌러 붙였다. “아픕니다, 아파! 히포크는 무슨……. 사심이 잔뜩 있구만.” “점심만 먹고 가세요. 정말 더 이상은 안 되니까.” 재희는 소독약을 묻혔던 탈지면과 소독약들을 구급함에 집어넣으며 냉랭한 음성을 냈다.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나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계속 신경을 긁어대는 그와 있다가는 분명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고 명을 달리 할 것이었다. “갈 겁니다, 가. 있으라고 해도 안 있어요.” 강우는 아쉬울 것 없다는 듯 툭툭거리며 반창고가 제대로 붙었는지를 확인하기위해 손거울로 얼굴을 비춰보았고, 재희는 그런 강우가 얄미워 죽겠다는 듯이 째려보며 마당과 이어진 부엌으로 들어갔다. “훗.” 재희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추자마자, 강우는 참았던 웃음을 피식 터트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위해 잡고 있던 손거울의 손잡이를 비틀었다. 그러자 곧 작은 거울 안에 하늘하늘했던 그녀의 월남치마가 성난 다리의 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풀거리는 모습이 가득 들어왔다. 귀여운 여자……. 무엇이든 곧바로 표정이 드러나는 여자……. 맹하리만큼 순수한 것 같아도, 어느 때는 놀라우리만큼 세상물정에 빠삭한 속물인 여자……. 그것이 삼일 동안 강우가 바라본 위재희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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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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