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인간을 제일 경멸한다고 말한 걸 잊어버렸던 건가? 아니면 당신의 몸뚱이는 그놈에게서만 만족을 얻는 건가? 어디 한 번 말해 보시지?”
주혁이 던진 신문의 한 면에는 시후와 팔짱을 끼고 걷고 있는 희수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람에 날리는 치렁치렁한 머리를 아무렇게나 둔 채 시후를 향해 웃고 있는 그녀는 마치 이제 막 사랑을 나누고 나온 것처럼 선정적으로 보였다.
커다랗게 ‘신인 배우 이 씨의 연인은 모 재벌의 아내인가?’라는 타이틀을 배경으로 그녀와 시후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희수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신문 따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었다. 신문이 아니라 어느 누가 무엇이라고 말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미 오래 전에 이런 걸로 상처받고 아파하는 것은 끝냈다.
그렇지만 시후는…… 이제 막 신인 배우로서 인기를 쌓아 가고 있는 시후에게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시후에게…….”
시후라는 말이 나오자 이미 분노하고 있던 주혁이 터져 버렸다. 이 여자는 자신을 바보로 만들었으며 자신과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과의 약속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배우 녀석을 만나지 말라고 했으며, 결혼한 다음부터는 어떤 녀석과도 개인적인 만남을 갖지 말라고 분명 경고했었다.
방탕한 것으로도 모자라 약속도 쉽게 어기는 희수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보니 주혁의 안에 있는 분노가 무섭게 튀어나왔다. 그는 희수가 입고 있던 블라우스를 쫙 찢어 버렸다. 블라우스의 단추들이 거실 여기저기로 튕겨 나뒹굴었다. 주혁은 그 속에 있는 브래지어도 찢듯이 벗겨 버렸다. 희수가 놀란 얼굴로 분노로 잔인하게 변해 버린 주혁을 노려보았다.
거실 중앙에서, 그것도 이제 막 점심때가 지나고 있는 대낮에 주혁은 구겨진 자신의 자존심을 보상받으려 하고 있었다.
희수가 그에게 반항하며 떨어지는 브래지어를 움켜잡는 것을 보고 주혁이 비웃듯이 말했다.
“아무 놈이나 다 만져 본 당신이란 여자의 가슴에 흥미가 생긴 것은 아냐. 다만 그 몸뚱이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위험한 줄 알면서도 주위를 얼쩡대는 녀석들이 있는지 감상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그는 입술을 비틀며 말하고는 희수가 움켜쥐고 있는 브래지어를 낚아챘다. 그리고 희수가 두 손을 휘두르며 덤벼들자 가소롭다는 듯이 웃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냉정한 얼굴이었다.
“그냥 하는 건 재미가 없나?”
희수의 두 눈에서 불꽃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