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 가면 좋겠어요? 민폐였어요?”
“그런 거 아니야.”
“부담스러웠으면 진작 얘기를 하지. 그러면 알아서 갈 거였는데 왜 사람을……!”
소랑은 서운했다. 서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함께 지내는 걸 마음에 들어 한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싶어지니까 많이 민망하고, 슬프고 서운했다.
달콤한 맛에 연신 들이킨 과실주에 취해 있어서 그런지, 그런 거 아니라고 내 말 좀 들어 보라는 아적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꾸 눈물이 나려고 했다.
“계속 같이 살면 좋겠다고 빌었어. 네가 내 거면 좋겠다고. ……안고 싶다고.”
- 본문 중에서-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에 소랑은 슬그머니 눈을 내렸다. 불편했다. 시선이 닿는 곳곳이 묘하게 간지러웠다.
“진소랑. 피하지 마.”
“성급한 대답을 바라는 건가요?”
“너도 조금이라도 내게 마음이 있는 거라면, 지금 대답해.”
“……사실 잘 모르겠어요.”
“좋아, 싫어. 간단하잖아. 뭘 모르겠다는 거야.”
“오빠랑 같이 있는 거, 편하고 좋아요. 챙겨 주는 것도 기분 좋아요. 하지만 연애 감정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해요.”
“어필이 부족했다는 뜻인가?”
“그런 의미도, 없진 않죠.”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입술이 스칠 거리에서, 아적이 소랑의 흐트러진 귀밑머리를 단정히 귀 뒤로 넘겨주면서 말했다.
소랑은 그에 당돌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서, 발갛게 달아오른 볼이 잘 숨겨졌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런 분야의 대화는 면역이 없어, 지금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건지 영 긴가민가했다.
소랑의 대답에, 아적은 조금 아쉬워졌다.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었는데, 그간 기회가 무수히 많았는데.
그간의 자신이 생각이 많아서, 너무 선을 반듯하게 잘 지켰던 게 아닌가 싶어졌다.
“그럼, 네가 쉽게 결정할 수 있게 도와줄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까지 못한 어필, 지금부터 몰아서 할 생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