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남자를 보는 순간 서유는 아차, 싶었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이 자리에 왜 나온 겁니까?”
서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망설이는 사이 그가 말을 이었다.
“억지로 나온 겁니까?”
“예?”
어리둥절한 서유의 얼굴을 보며 그가 피식 웃었다.
“솔직히 저도 이런 자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쪽을 보니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이건 또 뭔 소리래?
내키지 않았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그럼 갑자기 관심이라도 생긴 건가?
오, 마이 갓! 안 돼!
그쪽이 원하는 상대는 내가 아니란 말이에요.
서유는 호흡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
“그럼 저도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도 이런 자리, 내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쪽을 보니 더더욱 나오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정도면 충격 좀 받았겠지?
이제 곧 자존심에 금이 간 남자가 그만 일어나자고 할지도 몰랐다.
좋았어, 잘했어!
통쾌한 한 방을 먹이고 남자가 이 자리를 떠나기를 바라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비웃음인지 모를 웃음소리가 짤막하게 들렸다.
서유의 눈이 그에게로 향했다.
“훗!”
어라, 웃네?
남자의 느긋한 미소에 당황한 건 오히려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