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허탈함에 정신이 멍해졌다.
“사랑해. 승은아.”
남우의 차가운 입맞춤이 닿았다. 이게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덫에 걸렸다.
-본문 중에서-
“나 잠 안 오니까 자장가 불러 줘.”
“주문도 많다.”
“불러 주기 싫어?”
풀 죽은 목소리로 이불을 머리까지 홱 덮어 버리자 배남우가 그렇게 자면 숨 막힌다며 이불을 걷게 하면서 목을 가다듬고서는 노래를 불러 준다. 중간에 지금 목 상태가 안 좋아서 물을 마시고 온다는 것을 겨우 말렸다. 여기가 노래방도 아니고 또 가수를 뽑는 오디션장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 상태를 신경 쓰는 건지 모를 노릇이다. 오직 나만을 위해서 불러 주는 노래인데. 듣는 사람은 나 한 명뿐인데 말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조금 로맨틱한 것 같기도 하네.
“자장자장 우리 아가.”
배남우는 긴장을 했는지 목소리가 다 떨렸다. 아가래. 웃음이 살짝살짝 새어 나왔지만 노력하는 배남우의 모습에 웃음을 꾹 참았다. 가까스로 배남우는 노래를 끝냈고 그제야 나는 졸음이 밀려와 눈을 감았다. 한편 잠이 든 승은을 본 배남우는 미칠 지경이었다. 열일곱 살. 호르몬이 제일 왕성할 시기이다. 아까부터 자신의 다리에 닿는 승은의 다리 때문에, 자신의 팔을 몇 번씩이나 꼬집어야 했다. 윤승은. 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보나 마나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거나, 자신을 놀리려고 온 게 분명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자려고 얇은 이불을 가지고 나가려는데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온다.
“가지 마.”
“야. 지금 진짜 미칠 것 같거든? 넌 내가 남자로 보이긴 하는 거야?”
“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