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진한 핏물이 배어 있는 과거. 마음속 족쇄를 풀지 못하고 시작한 결혼생활. 다시 나타난 배신의 주인공. 과연 결혼생활에 희망의 빛이 깃들 수 있을까. “어디 가?” “화장실이요.” 진유는 작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그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전신이 마비가 되었다. 화장실로 걷는 것도 힘들었다. 무릎이 뻣뻣해서 굽혀지지가 않았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그런 추태는 보일 수 없어 이를 악물고 화장실까지 들어왔다. 물을 틀어 손을 씻고 얼굴에 갖다 대며 확 달아오른 분노의 열기를 떨어뜨리려 했다. 한동안 연락도 없고 해서 미진이 잘 해결한 것인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나 사람을 이렇게 놀라게 하다니,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실례일 것 같아서 화장실을 나왔다. 그녀는 움찔하며 주춤했다. 화장실 앞에 우명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하는 짓이야? 우연이라고 하지 마. 오빠하고 내 사이에 우연은 오빠가 그이의 약국에 취직한 것으로 충분하니까.” “맞아. 우연 아니야. 조 선생이 다른 약사한테 모임 있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어.” “그 소리만 듣고 여길 왔다고?” “모르고 있었니? 원장님하고 조 선생이 어떤 사이인지.” “어떤 사이라니? 오빠는 뭘 알고 있는데?” “글쎄. 내가 뭘 알고 있는지 궁금해? 네 운명도 참 기구하다. 남자 복이라고는 눈 씻고 찾으래야 찾을 수가 없으니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 같아?” “웃기는 소리하지 마. 난 절대로 오빠가 하는 말 따위 믿지 않아.” 진유는 단호하게 말하고 우명을 지나치려 했다. 우명은 진유의 팔을 잡았다. “이거 왜 이래!” “조 선생이 원장님을 사랑하는 것 같더라고.” “뭐라고?” “조해영 같은 여자가 사랑한다는데 그 마음을 뿌리칠 수 있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 넌 네 남편에게 속고 있는 거라고. 네 남편은 널 사랑하지 않아. 술을 따르고 남자들 손을 타던 여자를 사랑할 부르주아는 없어. 누나는 같은 조건이라서 안 된다고 했지만 그 반대야. 너와 내가 같은 처지이고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난 널 사랑하고 너도 날 버릴 수 없어.” “아니야! 그렇지 않아. 기어코 내 인생을 망가뜨리겠다는 거야? 3년이라는 세월은 짧지 않아. 그동안 내 남편과 내가 쌓아온 것들이 무용지물일 리 없어. 오빠가 알지 못하는 내 삶이 있다고. 그걸 오빠 멋대로 퇴색시켜버리려고 하지 마. 무척 불쾌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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