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지금껏 순수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정결한 흰색이나 우유처럼 부드러운 빛이었다.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섞이지 않은,
다른 무엇은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었기에
순수라는 것은 선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섞여 들 티끌만큼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자신을 간직한 사람도, 상대의 순수에 빠져든 사람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는 그만큼 강렬한 맹목이기도 하다.
맹목이기에 빠져든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의 몫이다.
그 모양이 어떤 것이건, 그 감정이 어떤 것이건 간에.
무엇도 책임지지 않으며 처절하고 서글플 수도 있기에
순수는 마냥 희고 부드러운 색만은 아니다.
때론 강렬한 적색일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