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대관절, 네 얼마나 많은 사내를 녹일 작정이냐?”
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얼결에 웃었고, 그 웃음을 보자 제월의 눈동자가 더 한층 한쪽으로 몰리어 사팔뜨기가 되었다. 그러고 진의 머리채를 완전히 패대기칠 듯 왁살스레 놓아버리고는 식식거렸다.
“오호라, 바로 그랬구나. 네가 바로 그 요사한 웃음으로 생떼 같은 총각을 죽였구나? 소문엔 이곳 주인 화담 선생도 너 때문에 죽었다더라. 네가 도대체 사람이냐? 아니면 사람 탈을 쓴 여우란 말이냐? 어디 냄새 좀 맡아보자꾸나.”
제월은 혼이 쑥 빠져 달아난 진의 뽀얀 목덜미에다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렸다. 오만상을 찌푸리며 사기그릇 깨어지는 소리를 내질렀다.
“야아, 이 냄새! 이게 아마 여우냄새지?”
기녀들은 싱글싱글 생글생글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손님들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입을 못 다물었고, 유수 송순은 진에게 착 달라붙은 제월을 떼어놓느라 쩔쩔맸고, 그리고 악공 하나는 마치 야유라도 끼얹듯 삘릴리리 피리를 놀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