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비밀이 많은 여자와 누군가의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남자.
잔잔하면서도 코믹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본문 중에서-
“오늘 밤 해시(亥時), 음의 기운이 강한 학당 근처에서 오행(五行)의 기운이 고루 강한 여인이 나타날 겁니다.”
“난데없이 그게 무슨 소립니까. 우리 수영이를 찾아주시는 게 아니었습니까?”
“도망간 나무는 흙과 물을 주어 다시 불러들여야지요. 풀처럼 짧은 머리에 바람처럼 가냘픈 몸을 가지고 시냇물 흐르듯 맑은 음성을 가진 여인입니다. 한씨 성에 쇠처럼 단단한 심성을 가지기도 했지요. 그 여인을 집에 두고 잘 모시세요. 그럼 나무도 돌아오고 집안을 태우려드는 불도 꺼트릴 수 있을 겁니다.”
이 씨가 탁, 소리 나게 부채를 접으며 몸을 일으켰다.
“명심하세요. 오늘 밤 해시입니다.”
이 씨가 방을 나서고 최 회장은 미간을 주무르다가 뒤에서 대기 중이던 화랑에게 말했다.
“네놈도 귀가 있으니 들었겠지. 무슨 수를 써서든 그 여자를 찾아서 내 앞에 데려와. 돈을 쥐어 주든, 신변을 털어서 협박을 하든 그건 네놈이 알아서 하고.”
화랑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다섯 걸음쯤 떼었을 때, 부집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야. 아직 아가씨는 찾지 못했나?”
[예, 아직입니다.]
“후우, 알았어. 일단 여기로 차 한 대 보내주고 지금 당장 두 명씩 한 조로 나눠서 서울 시내 여중, 여고, 여대 주변을 탐색하게 해. 짧은 머리에 마른 몸, 한씨 성을 가진 여자를 찾아.”
[한두 명이 아닐 텐데요?]
“……일단 찾는 즉시 나한테 연락하도록. 이후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