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위태로운 정세 속에 스스로의 왕재를 감추는 것만이 목숨을 부지하는 유일한 방도였던 조선의 왕세손 이정.
세손의 호위 무사가 된 오라버니를 만나기 위해 궐에 든 제인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낭자의 이름이 무엇이오?”
“제인이라 합니다.”
“제…… 인.”
스스로의 처지를 경멸하는 정은 차마 제인에게 제 이름조차 떳떳히 밝히지 못하고, 그런 정에게 제인은 어둠 속 등불마냥 환한 빛이 되어 다가오는데…… .
“세손저하께서는 사실.. 몹시 추남이시라오. 그 뿐인 줄 아오? 등은 노파처럼 굽었고, 그 얼굴엔 자글자글한 주름이 가득하지. 키는 땅딸막하고 머리까지 나쁘시다오.”
"나으리 말마따나 그 분의 등이 굽으셨다면, 그는 누구보다 살뜰히 백성을 굽어볼 줄 아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자글한 주름이 가득하시다면, 그것은 백성을 가엾게 여기는 마음 때문입니다. 키가 땅딸막하고 머리가 나쁘시다면 그런 체구로 검술을 익히시고, 학문의 수재 소리를 들으시기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력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비가 죽음을 맞은 그날 이후 처음으로, 정은 제인을 통해 살아남아야 할 진정한 이유를 찾았다.
"왕께서 백성을 아끼는 마음으로 정사를 펼치신다면, 어리석은 신하는 등을 돌릴지언정 백성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