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5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황태자와
그의 경호를 맡은 가디언의 대표, 유하경.
성민이 다가간 거리만큼 하경이 물러서며 거리를 유지한다.
“어디까지 도망가려고?”
“멈추시면, 멈추겠습니다.”
“멈출 수 없다면?”
“갑자기 왜 이러시는지를 모르겠습니다. 혹시…… 여, 여자가 필요하신 겁니까?”
스스로 말하고도 무안한 듯 하경이 말까지 더듬거리며 그의 아랫도리 사정을 물어왔다. 그러니까 지금 이러는 게 욕구 불만 때문이 아니냐는 낯간지러운 물음이었다.
성민은 기가 막혔다. 물론 욕구 불만으로 미칠 것 같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하경이 말하는 아무 여자라도 상관없는 욕구가 아니었다.
남자의 가슴에 불을 댕겨 놓고 귀까지 빨개져 시선을 내리깔고 있는 눈앞의 여자를 원할 뿐이었다.
성민은 하경을 잡고 흔들고 싶었다. 왜 기억을 못 하느냐고. 하지만, 그의 입에서 뱉어진 말은 심술 그 자체였다.
“섹스에 굶주렸냐는 소린가?”
“아니, 제 말은……, 그러니까…….”
섹스라는 노골적인 단어에 하경이 말을 더듬었다. 나이 서른에 섹스라는 단어에 아직도 얼굴을 붉히는 희귀종이 있다니, 성민의 심술이 더욱 심해졌다.
“당신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내가 섹스에 굶주렸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런 거 같군. 소개시켜 줄 여자는 있나?”
“네?”
“잘하는 여자로.”
“뭐, 뭘 잘해요?”
“섹스!”
알면서 묻고, 알면서 답한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글쎄……. 해 보면 알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금, 그, 그걸 잘하는 여자가 필요하다고요?”
“풉, 푸하하.”
“지금 저 놀리는 거죠?”
발작적으로 웃음을 터트리는 성민을 하경이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았다.
“그러게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도발해?”
15년의 긴 기다림. 오늘 그 종지부를 찍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