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땀 흘리는 것 좀 봐. 역시 섹시해. 나랑은 언제 자 줄 건가요, 서한기 선생님.”
시한부 암 환자 한희주, 삶의 끝에서 사랑을 만나다.
“생각 있다고. 너랑 잘 생각.”
암병동 레지던트 서한기, 차가운 심장에 사랑을 불어넣다.
"사람은 두 번을 산다고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면서 다시 한 번. ……처음엔 제가 희주를 살게 하고 있다고 속으로 자만했었는데, 요즘 들어 깨달았습니다. 희주가 저를 두 번 살게 한다는 걸요.”
당신은 내 생에 유일한 사랑이었고, 마지막 사랑이었으며, 영원한 사랑이었다.
이만하면 우리도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본문 중에서-
문득 희주가 물었다.
“나 원망 안 해요?”
“……무슨 원망?”
한기가 돌아보는 바람에 그의 어깨에 머릴 기대고 있던 희주도 덩달아 고갤 들었다. 희주를 가만 응시해 오는 한기의 눈동자가 머리 위에 깔린 밤하늘보다도 검고 맑았다. 그 눈동자에 물기 어린 희주의 얼굴이 고스란히 내비치려 하자, 희주는 그 희미한 흔적이라도 한기에게 자신의 처연함을 옮기는 것이 싫어 고갤 돌리고 만다.
“나 곧 죽잖아요.”
“…….”
그렇게 인정하는 희주의 고백이 마치 한기를 향한 사형 선고 같아서, 한기의 가슴이 툭하고 나락까지 떨어져 내렸다.
“근데 끈질기게 졸랐죠. 나랑 사귀자, 한 번만 자자. 철없는 말을 해대면서.”
“알긴 아냐?”
부러 툴툴거리며 애써 말에 깃든 슬픔을 희석해 보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바보처럼 이제야 후회해요. 선생님을 얼마 남지 않은 내 삶에 끌어들인 걸.”
“…….”
“미안해요. 사랑해서 미안해요. 사랑해 달라고 해서 정말 미안해요.”
이제는 차오르는 눈물을 더는 붙잡아 둘 수 없었다.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방울이 희주의 볼을 가르며 지났다. 그 길 위에 또다시 눈물이, 그리고 또 눈물이 타고 내렸다. 한기의 가슴에도 축축이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