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서희의 전부였던 석호.
하지만 성공한 후 서희를 배신하기로 결심한 석호.
둘의 마지막 식사는 서희가 엄마의 죽음을 견뎌내지 못했던 장면의 데자뷰였다. 사무치는 아픔 속에서 엄마를 떠나보낸 그날처럼 서희는 빈 장국만 입안에 계속 떠서 넣는데…….
-본문 중에서-
서희의 숟가락이 빈 장국을 긁었다. 석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일어나서 서희의 장국그릇을 집어다가 장국을 채워 서희 앞에 놓았다. 서희는 장국을 떠서 먹었다. 금세 장국은 비워졌다. 계속 서희는 빈 장국 그릇에 숟가락을 넣었다.
석호는 더 이상은 장국을 떠서 주지 못했다. 이제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배신을 작정했으면, 적당히 할 생각은 없었다. 서희가 이렇게 아파할 거란 걸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희보다 젊고 또 힘과 돈이 있는 여자를 선택한 이상, 석호는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했다. 석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서희가 빈 장국그릇 바닥을 숟가락으로 긁어도 석호는 모른 채 했다. 그런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어서인지 석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고인 눈물은 어느새 석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멍하니 있던 서희가 석호의 눈물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