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낡디낡은 설화 속에 등장하는 반인반귀 비형랑의 후손이자,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이매망량의 주인! 하면 안 되는 거 빼고 그가 못 하는 일이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무기력증에 걸린 남자, 비해경.
“죽으면 어때. 비형랑이란 그런 거잖아. 언제든 대용품으로 쓸 다음 타자가 있으니까. 죽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쿨한 척 세상만사 달관했던 그가,
“반 귀신이라고 섭섭해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 서운할 때 있어.”
“그랬어요? 언제 섭섭했는데요?”
…네가 날 밀어낼 때, 네가 날 안 볼 때, 네가 입을 다물 때, 네가 날 혼자 둘 때.
“종종.”
여자 하나 때문에 변하고 있다!
***
“아까 하던 거 더 하고 싶어. 기분이 엄청 좋았거든. 다시 하고 싶어. 미리 사과할까?”
그는 난주를 제 앞으로 끌어왔다. 머릿속에 내내 그 생각이었다. 그를 짜릿하게 만들었던 작고 보드랍고 다디단 입술.
난주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제는 물릴 수 없었다. 해경은 그대로 가는 목을 손으로 감싸고 입술을 내렸다.
“으아… 어떡해…!”
혼잣말이라 엄청 작은 소리였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귀에는 너무나 선명하게 울렸다.
어떡하기는. 익숙해져야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일러스트: 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