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안녕하십니까, 부회장님.”
희준에게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 남자의 이름을 골랐던 것 같은데, 눈앞에 긴장한 채 서 있는 생물은 틀림없이 XX 염색체다.
“하, 씨……. 이건 또 뭐야? 나가.”
나가라는 말이 단지 이 사무실에서 나가라는 말로 들렸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한차례 숙이곤 밖으로 나가버리는 새로 온 비서의 태도에 더 약이 바짝 올랐다.
희준이 신경질적으로 인터폰을 눌러 이 일의 책임자인 비서실장을 호출했다. 부르기가 무섭게 희준의 사무실에 적당한 간격의 노크가 두 번 울렸다.
“네, 부회장님.”
“뭐야, 저거.”
비서실장이 신경질적으로 사무실 문밖을 향해 삿대질하며 삐딱하게 앉은 희준을 보곤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네 명의 최종 수행비서 후보를 보여줬을 때 이 이력서를 고른 건 강희준 본인이었으면서. 이 상황이 억울했지만, 날이 선 그의 눈에서 보이는 광기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부회장님의 결정대로 뽑은 분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지…….”
“쟤 이름이 뭔데.”
“석민수 씨입니다.”
자신의 실수가 맞다는 것을 인지한 희준이 두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잘라.”
비서실장은 더 이상 희준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가 전화하러 나간 사이 희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명목으로 사진이 붙어있지 않은 이력서를 대충 확인한 것이 화근이었다.
“내 인생에 여자는 없어.”
희준이 낮게 읊조렸다.